300만원 안 갚으려 이웃 살해…대법, 무기징역 확정
"채무 면탈하기 위한 범행 인정" 원심 판단 유지
입력 : 2020-02-17 12:00:00 수정 : 2020-02-17 12: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생활비 300만원을 빌린 후 이를 갚지 않기 위해 이웃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에 대해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강도살인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일용직에 종사하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김씨는 지난 2013년 경기 양평군에 이사오면서 이웃에 사는 70대 여성 A씨를 알게 됐고, 이후 지난해 초 공사 현장에 일이 없어 생활비가 부족하자 그해 1월부터 3월까지 A씨에게 총 300만원을 빌렸다. 김씨는 같은 해 4월 자신의 집에 찾아온 A씨에게 변제 기간을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흉기로 A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A씨를 살해할 당시 A씨가 차고 있던 은반지 등을 가져가고, 살해 이후에는 A씨의 사체를 훼손한 후 산에 묻는 등 사체손괴·사체유기 혐의도 받았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1심은 김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에 대한 채무를 면탈할 생각으로 피해자를 살해하고, 즉석에서 피해자가 착용하고 있던 은반지 등을 가지고 감으로써 강도살인죄를 범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김씨가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과 검찰에서 '피해자를 죽여서 채무를 면탈할 생각을 해본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전인 2019년 3월 휴대전화로 '사람인체구조, 사람인체장기구조, 성인인체구조, 인체측정, 소화기관, 골격, 인체구조' 등을 검색한 사실도 확인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채무를 면탈할 의사로 피해자를 살해해 채무를 면하는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고, 그 직후 피해자가 착용하고 있던 은반지 등을 강취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김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또 양형이 부당하다는 김씨와 검사의 주장에 대해 "사람의 생명은 국가와 사회가 보호해야 할 최고 법익이자 가장 존엄한 가치로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면서도 "피고인이 강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범행 일체를 인정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태도를 보이고, 벌금형을 넘어 크게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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