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생산 400만대 밑돌아…2009년 이후 처음

내수·수출 모두 부진…글로벌 점유율은 소폭 올라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우리나라의 지난해 자동차 생산량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400만대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19년 10대 자동차 생산국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량은 9322만9080대로 전년보다 4.9% 감소했다. 10대 국가 중 8개국의 생산이 줄었는데 미국과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주요 시장이 침체한 영향이다.

 

2018년에 이어 7위를 유지한 한국은 1.9% 감소한 395만대를 생산했다. 생산량이 400만대에 못 미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내수는 153만대에서 152만대로 1%, 수출은 245만대에서 240만대로 2% 줄었다. 다만 세계생산량보다 낮은 감소율을 기록하면서 점유율은 4.1%에서 4.2%로 0.1%포인트 상승했다. 6위인 멕시코와의 생산대수 격차는 7만2000대에서 2만2000대로 축소됐다.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 지위를 유지했지만 생산량은 2571만대로 7.5% 감소했다. 점유율은 0.8%포인트 하락한 27.6%를 기록했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인한 부양정책 지연, 신 에너지 차(NEV) 보조금 축소, 신규 배출가스 규제 시행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위인 미국은 경기 호조와 고용 여건 개선 등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수요 증가에 따른 대체 수요 소진과 GM의 파업 여파 등으로 생산량이 3.7% 감소한 1088만대를 기록했다.

 

3위 일본은 968만대로 0.5% 줄었다. 수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내수 판매가 3년 만에 감소했다. 독일은 내수 판매가 늘었지만 환경규제 강화와 브렉시트, 무역갈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이 부진하면서 생산이 8.1% 줄어든 511만대를 기록했다.

 

인도는 12.7% 감소한 452만대를 생산했다. 재정난 확대와 지속적인 경기침체, 환경규제 강화 등의 영향이다. 멕시코는 3.1% 감소한 397만대를 만들었다. 멕시코의 생산이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8~9위에 오른 브라질과 스페인은 294만대, 282만대로 생산량이 각각 2.3%, 0.1% 증가했다. 10위 프랑스는 223만대로 1.8% 감소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미래차 위주의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전환과 세계시장 침체, 중국 업체의 해외시장 본격화로 글로벌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며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노사협상 주기 확대 등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