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진짜 마침표 원하는 봉준호 감독의 직언
입력 : 2020-02-19 17:07:15 수정 : 2020-02-19 17:07:15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마지막 엔딩을 이렇게 찍었다. 영화 속 우리가 알고 있는 엔딩이 아니다. 19일 열린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포스트 봉준호법에 대한 질문에 그는 영화가 갖고 있는 위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되고 더 도전적인 영화들을 산업이 껴안아야 된다고 말했다. 이 점은 포스트 봉준호법에 대한 논의에서 나아가 한국 영화 근간이 될 포스트 봉준호탄생에 대한 국내 영화 시장을 향한 직언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자본의 이중성과 빈부격차의 부조리를 봉준호 감독의 촌철살인적 시선으로 비틀고 꼬집은 기생충은 연출자 봉 감독의 이 한 마디로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 국내 대기업 자본이 휘어 잡은 영화 시장 불균형과 불안정성은 영화인 전체가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고뇌하는 지점이다. ‘기생충이 그리는 현실의 부조리는 현재 충무로에서 명확하게 벌어지는 현실이다.
 
봉준호 감독. 사진/뉴시스
 
지난 17일 영화인 59명은 영화 산업 구조 개선을 위한 서명을 통해 현재의 영화법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4관왕기회를 통해 한국영화 전체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정부와 대기업 자본의 변화를 부탁하는 목소리다.
 
영화법 개정 촉구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기업의 영화 배급업과 상영업 겸업 제한 특정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 금지 독립·예술영화 및 전용관 지원 제도화 3가지다. 3가지를 포스터 봉준호법으로 영화인들은 불렀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 이후 영화인들은 한 목소리로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한 켠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부 독립영화인들은 소수의 소수에게만 집중된 자본의 선택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스크 산업으로 불리는 영화 산업 자체가 대기업 중심의 편중된 산업 구조화, 즉 수익계열화 속에서 성장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여기에 자본 집약적인 영화 제작 현장은 투자 대비 효율성을 따지는 것이 아닌, 투자 대비 확실성을 담보로 한다. 결과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신인 감독들의 데뷔는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좁아지는 반대급부의 현상이 가속화된다.
 
19일 오후 한 독립영화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승자만 승리를 계속해서 독식하게 되는 현재 영화계 구조는 역설적으로 성장 자체를 막고 있는 최대 걸림돌이다면서 봉준호 감독 이후 제2의 봉준호가 나올 것이란 상상에는 절대 동의를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포스트 봉준호법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그는 결과적으로 자본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점이 남는다면서 배급과 상영 그리고 제작이 완벽하게 독립돼 움직이는 시장 체질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봉 감독은 지금의 젊은 신인 감독이 플란다스의 개나 현재의 기생충시나리오를 고스란히 가져갔다면 투자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쉽지 않을 것이다면서 지금의 환경은 젊은 감독들이 모험적인 걸 하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시장을 지배한 성장 위주 투자 경향이 분명 전체의 규모를 키운 긍정적인 면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기생충 호재가 한국 영화 전체 기회로 성장하려면 봉준호 감독의 마지막 말을 새겨 들어야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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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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