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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지역재투자 평가등급 5월 발표
지자체 금고선정 등 인센티브…지방은행은 거점지역 투자때 가점
2020-02-23 12:00:00 2020-02-23 12:13:59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회사의 지역 재투자에 대한 본평가가 올해 초부터 본격 시행한 가운데 평가결과가 5월에 나온다. 금융당국은 평가등급(최우수~미흡)에 따라 은행이 얼마나 지역에 기여했는지를 판별해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3일 "올해 초부터 지역재투자에 대한 정량평가를 시작했다"며 "5월경에 지역재투자에 대한 첫 평가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회사 지역재투자 평가제도는 은행·대형 저축은행들의 지역에 대한 자금 공급 실적을 평가하는 것이다. 그간 금융사 예금이 지역에 재투자되는 비율이 낮고, 실물경제 비중에 비해 금융지원 규모가 부족했다는 판단에서 시행했다. 
 
해당 제도는 2018년 10월 처음 발표된 후 2019년 8월 시범평가를 거쳐 올해 초부터 본평가에 들어갔다. 평가 부문은 △지역자금 역외유출 △중소기업 지원 △서민대출 지원 △인프라(점포·ATM) 투자 △지역금융 지원 전략으로 나뉜다. 평가 결과 등급은 최우수~미흡 등 5등급으로 구성됐다. 해당 결과는 향후 금융회사 경영실태평가, 지자체 금고은행 선정 기준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 시범실시 한 이후로 은행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과정에서 일부 평가방식을 조정했다. 쟁점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형평성이다. 시중은행이 공격적으로 지역까지 발을 넓히면 지방은행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평가에 지자체 금고은행이 걸려 있는 만큼 지방은행의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지자체 예금 규모는 보통 조단위이기 때문에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다.
 
당국은 지방은행의 평가를 조정하는 데 상당한 고민을 했다. 시중은행의 평가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반면, 지방은행의 평가는 고려할 게 많기 때문이다. 가령 시중은행은 수도권 지역을 제외하고 지역별 재투자 비중을 합산하면 된다. 하지만 지방은행은 거점 지역만 평가해야 할지, 아니면 타 지역도 평가해야할지 고려해야 한다. 대체로 지방은행은 거점 지역외에 다른 지역의 진출이 어렵다. 
 
당국은 지방은행의 거점지역 재투자를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하고, 타 지역의 평가비중은 다소 낮췄다. 지방은행이 거점지역 재투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자신들의 지역을 신경쓰지 않고, 무조건 수도권으로 올라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방은행들도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수도권으로 점포를 확대하는 상황이다. 다만 당국이 지방은행의 거점지역 외에 타지역 평가를 포함한 이유는 지방은행도 타지역의 자금 순환에 기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간 승패는 제3지역 재투자 기여도로 판가름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정책의 취지는 지역에 자금이 원활하게 순환되는 것"이라며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균형잡힌 경쟁을 하는 것이 이번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부분은 향후 다듬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7월 3일 광주은행 본점에서 '지방은행장 간담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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