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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교체된 정경심 재판부, 이번주부터 새 국면
기록 검토·절차 논의에 시간 걸릴 듯…구속기간 내 선고 어려울 수도
2020-02-23 09:00:00 2020-02-23 09: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부 3명이 전원 교체되면서 사건이 사실상 원점에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기록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재판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법원 등에 따르면 새로이 구성된 정 교수의 재판부는 27일 5차 공판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교체된 재판부는 '대등재판부'로 김선희 부장판사, 임정엽 부장판사, 권성수 부장판사로 구성됐다. 대등재판부란 부장판사와 배석판사의 구분 없이 부장판사 3명이 재판장을 교대로 맡는 재판부를 말한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서울시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 교수 사건의 재판장을 맡았던 송인권 부장판사는 서울남부지법으로 자리를 옮겼다. 송 부장판사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여러 차례 갈등을 빚었다. 법정에서 검찰이 계속해서 이의를 제기하고, 송 부장판사는 이를 기각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법원은 부장판사들로 재판부를 구성해 내외부에서 나오는 오해의 소지를 줄이고, 수평적인 토론이 가능하도록 한 것으로 분석된다.
 
5차 공판기일에는 여태까지 심리된 공소사실을 점검하고, 향후 재판 절차를 논의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임 재판장인 송 부장판사는 "새 재판부가 모든 기록을 보고 들어오는 것이 불가능하니 첫 기일은 브리핑 형식으로 해 달라"고 양측에 주문했다. 새로운 재판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재판에 대한 기록을 검토하고, 변호인들이 주장하는 위법 수집 증거에 대한 증거인정 여부도 밝혀야 한다. 양측이 신청한 증인 소환 여부도 가려야 한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인 만큼 어느 정도 휴지기를 가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80여일 남은 구속 기간 내 선고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변호인 측은 계속해서 보석을 요청했지만, 전임 재판부는 이에 대한 결정을 후임 재판부로 넘겼다. 법조계 관계자는 "새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지만, 구속 상태에서 풀려나 재판을 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건 역시 재판부 구성이 변경되면서 재판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댓글 조작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 재판을 심리 중인 형사2부 재판장은 차문호 부장판사에서 함상훈 부장판사로 바뀌었다. 전임 재판부가 선고를 미루고 김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와의 공모관계를 설명할 자료들을 요청한 만큼 함 부장판사는 관련 사실에 대해 집중적으로 심리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을 심리 중인 형사6부의 경우 재판장인 오석준 부장판사는 자리를 지켰지만, 재판부를 구성하는 다른 두 판사는 조기열·백승엽 판사에서 이정환·정수진 판사로 교체됐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심리도 대법원의 '블랙리스트 사건' 판결 영향으로 직권남용에 대해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변론이 재개된 상황이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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