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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들어오는 클라우드 센터에 미소짓는 게임업계
클라우드 센터 가까워 지연 시간 ↓
2020-02-21 18:27:49 2020-02-22 10:32:00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글로벌 클라우드 센터들이 한국에 진출하면서 국내 게임 업계들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많은 게임 회사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클라우드 센터가 가까이 있으면 서버 관련 변화 대응도 쉬워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래먹거리인 클라우드 게임을 구현할 환경이 조성돼 시장 반응을 빨리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빠른 게임 개발과 출시가 필요한 중소게임사들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줄 수 있다. 
 
지난해 9월 공개된 SK텔레콜의 5G 네트워크를 이용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게임 기술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 사진/뉴시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센터가 한국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9일 구글이 한국에 클라우드 리전(지역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을 구축하면서 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1, 2, 3위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두 한국에 센터를 갖게 됐다. 세 회사뿐만 아니라 오라클 클라우드, IBM 클라우드, 텐센트 클라우드 등 해외 클라우드 플랫폼이 한국에 진출해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5G 상용화, 로봇, 인공지능(AI) 디지털 기술 강국이기 때문이다. 릭 하시먼 구글 클라우드 아태지역 총괄은 "한국은 로봇과 AI 분야에 강점을 지닌 탄탄한 제조업과 거대한 게임 시장을 보유하고 세계 선두의 스마트폰 보급률을 자랑하는 디지털 강국"이라며 "한국 리전을 중심으로 아시아 서비스를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국내 게임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게임 서버를 관리하기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AWS·MS·구글을, 넥슨은 AWS, 엔씨소프트는 AWS·MS 등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구글은 국내 주요 클라우드 고객사 중 넷마블·선데이토즈 등 게임 회사 꼽기도 했다.
 
최용호 넥슨 IT본부 게임인프라실 시스템아키텍처팀 과장은 "이벤트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 대응 속도와 비용 등 문제로 지금 거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서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로 넘어가는 추세여서 최근에 오픈하는 게임은 대부분 클라우드에서 동작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를 이용해 '위 베어 베어스' 게임을 서비스하는 선데이토즈 관계자는 "클라우드를 사용하면서 서버에 관련된 이슈가 발생할 확률이 현저히 낮아져 쾌적하게 서비스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리전의 국내 증가는 세계 게임산업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게임업계에 호재로 작용한다. 리전과 가까울수록 클라우드를 이용함으로써 서버 관리 및 대응이 쉬워지고, 트래픽 전달로 발생하는 지연시간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과장은 "리전이 해외에 있으면 한국에서 접속해도 그쪽을 거쳤다 와야 해서 트래픽 전달이 느린데, 한국에 리전이 생기면서 트래픽 전달 시간이 짧아졌다"며 "한국에 리전이 들어오는 것을 기다린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베스파 관계자는 "한국에 클라우드 리전이 늘면 게임을 개발하면서 서버 문제 대응도 훨씬 쉬워질 것이고, 게임 개발 시 서비스와 이용자의 매칭을 클라우드 서버와 함께 해야 하는데 관련 지원도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선택지도 늘었다. 지금까지 해외에만 있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국외 리전을 써야 했기에 선뜻 이용할 수 없었는데, 국내 리전이 생기면서 이 문제가 사라졌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구글 데이터센터 개설로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선택 옵션이 늘어나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게임 서비스의 해외 진출도 쉬워진다. 국내 리전에 구축한 클라우드 서버 세팅을 그대로 해외 리전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만든 서버를 미국이나 일본과 똑같이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리전의 국내 진출로 클라우드 사용 환경이 개선되면서 중소 게임 업체가 사업하기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시각도 있다. IDC보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더 빠르게 게임을 출시하고 반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게임회사 개발자는 "보통 대형게임사는 개발 기간이 길지만, 중소기업은 투자 등 문제로 빠르게 개발해서 출시하고 반응을 보면서 다음 프로젝트로 넘어가야 한다"며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이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과거 프로젝트에서 준비한 자원을 다음 게임에 바로 이용할 수 있어 중소 게임업체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센터가 들어오면서 한국에서 클라우드 게임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 트래픽 전달이 빨라지면서 1인칭 슈팅 게임(FPS)이나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MMORPG)까지 차세대 게임 모델 '클라우드 게임'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클라우드 리전의 국내 설립이 클라우드 게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재단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전석환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실장은 "클라우드 게이밍 환경에 조성되는 것은 호재지만 실제 게임 환경에서 구현되어야 할 장벽이 존재한다"며 "넘어야 할 기술적인 문제들이 많아 아직은 영향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MS와 협업으로 클라우드용 검은사막 시연 버전을 공개한 펄어비스도 같은 생각이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아직까지 테스트 시연이라서 한국에 데이터 센터가 들어온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제로 체감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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