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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덮친 '검은 금요일'…리서치센터장 "1950선 이탈땐 전망 의미없어"
"정상적이면 작년 8월 저점 사수해야…안정 찾으면 반드시 회귀할 것"
2020-02-28 17:01:58 2020-02-28 22:44:41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펜데믹) 공포와 이를 반영한 뉴욕증시의 급락 여파에 무너졌다. 코스피가 5개월 만에 2000포인트를 내준 데다, 지난해 8월 기록한 직전 저점에까지 근접했다. 3월 첫주에도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단기 전망 자체가 무의미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뉴스토마토>가 국내외 폭락 장세와 관련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 긴급 조사한 결과, 현재로서는 감염자 확산세를 전망하기 힘든 만큼 조정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다만, 코스피의 정상적 밸류에이션은 시점의 문제일 뿐 반드시 되돌아올 것이란 데 의견이 모아졌다. 
 
 
단기 전망은 부정적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거시지표와 기업실적에 기초한 논리로는 주가 상승의 이유를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연초 이후 개인만 코스피 순매수에 나섰고 관심도 랠리를 이끈 IT 섹터에 집중됐는데, 이는 시장의 수급 밸런스가 크게 무너져 있다는 것"이라며 "가장 이상적인 투자환경은 새로운 투자자가 등장해 유동성 체력을 보강해 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주식시장 급락은 글로벌 증시의 영향을 크게 받은 탓도 있지만, 시장의 버팀목인 기업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여행, 숙박, 면세, 항공업과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등의 산업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김영준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의 글로벌 파장은 조업 중단 장기화와 중국의 경제적 위상 확대로 사스(SARS) 때의 충격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 경제적 연결성이 높아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코스피의 첫 번째 지지선은 1950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로서는 지지선을 찾는 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굳이 지지선을 찾는다면, 시장의 밸류에이션이라는 게 결국 회귀한다는 점에서 지난해 8월 저점인 1950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코스피가 1950~2050포인트 수준을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감염자 급증으로 코스피 조정이 단기간에 급격하게 진행됐지만 역사적 밸류에이션 바닥인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를 현저하게 하회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8일 코스피가 하루새 67.88포인트 하락하며 1987.01까지 밀린 만큼, 3월 첫째주에도 급락세가 이어진다면 곧바로 직전 저점을 이탈하게 된다. 
 
코로나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NH투자증권은 하우스뷰를 통해 바이러스는 미중 무역분쟁 같은 이벤트에 비하면 길게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창목 리서치본부장은 구체적 시점에 대해선 "국내 확진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는 시점이 주식시장의 회복기점이 될 것"이라며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한국을 비롯한 중국 외 지역에서 확진자 수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되레 하락(-3.5원)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한국경제 불안에 따른 상승세와는 다른 흐름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는 이례적 흐름"이라며 "미국에서 코로나 팬데믹 우려가 커지며 시장이 급락해 오히려 달러 대비 다른 통화가치가 상대적으로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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