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최근 들어 인터넷·기술주 중심에 집중된다.
5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2월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은 알파벳(구글, 9647만달러)이었다. 4위 마이크로소프트(6693만달러), 5위 애플(5213만달러), 12위 페이스북(2265만달러) 등 'MAFAA'(마이크로소프트·애플·페이스북·아마존·알파벳)는 상위권에 몰렸다.
다만 아마존은 순위권에 없었다. 순매도를 합한 전체 결제규모나 한국인의 해외주식 보유 규모에서는 아마존이 여전히 1위지만, 올들어 매매 패턴만 보면 순매도(-2억8591만달러)가 더 컸다.
지난해와 올해 주가상승률을 합하면 애플 87.7%, 마이크로소프트 59.5%, 페이스북 47.1%, 알파벳 28%, 아마존 26.3%다. 이 중 애플, 페이스북, 알파벳은 올해 들어 소폭의 조정을 받았다.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면 매수 전 버블 논란에 대해 고려하게 된다. 올해 이들 5개 기업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30배 수준이다. 코스피 전체의 시가총액보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합산 시가총액이 더 크다.
이에 대해 장효선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디지털 세계화를 감안하면 어떤 비중으로 어느 타이밍에 투자하느냐의 문제만 있을 뿐"이라고 봤다. 장 팀장은 "IT버블 때 악명 높았던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인텔, 델의 1999년 PER 평균은 61배였는데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은 낮은 반면, 펀더멘탈을 반영하는 매출액은 8.3배, 영업이익은 5.8배, 순이익은 6.6배, 영업현금흐름은 6.8배나 높다"고 설명했다.
MAFAA 기업 중 배당금까지 지급하는 종목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이다. 배당수익률은 각각 1.37%, 1.34% 수준으로 높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증액 기대감이 있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은 주주환원의 원천인 만큼 나머지 대형 플랫폼 기업들은 예약된 우량 배당주가 될 수도 있다.
주가를 위협할 리스크는 없을까? 단기적으로는 금리 즉 유동성 리스크가 있었으나 연준이 전격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한 만큼 이는 어느 정도 희석됐다고 볼 만하다. 2018년말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이슈 당시 나스닥 -23% 등 주요 지수는 물론 기술주들의 낙폭도 30% 안팎에 달했다. 장기적으로는 규제 리스크 정도가 거론된다. 예컨대 유럽의 '디지털세'인데 MAFAA 기업의 유럽 매출액 비중은 16~31% 수준이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기술주들 사이에서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8881만달러)가 순매수 2위에 올라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해 25.7% 올랐는데, 올해 두 달 사이에만 78.2% 급등했다. 실적 서프라이즈에 완전자율주행(FSD) 출시로 전기차뿐 아니라 자율주행 영역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하며 주가의 천장이 뚫렸다. 1월에 사상 처음 500달러를 넘긴 주가는 2월말 968달러까지 치솟다가 현재 745달러선으로 내려왔다.
높은 밸류에이션은 부담이다.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0배에 달하는 등 전통적 평가 영역을 벗어난 수준이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닷컴버블 시기와 같은 맹목적 낙관보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경험적 낙관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산업은 주식시장을 이끌어갈 것"이라며 "다만 최근 주가 상승으로 산업 밸류체인 관련 기업들이 동반 상승한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높다. 올해 추가로 실적호조세가 확인된다면 정당한 기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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