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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방향 투자)지수하락에 베팅한다면 한국보다 미국에
'코스피+다우인버스' 매수하면 차익거래도 가능
하이일드숏ETF, 위기 커질수록 수익률 상승
2020-03-13 00:40:00 2020-03-13 00:4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하락장이 열리면 매도로 손실을 최소화하지 않는 이상 버티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 대응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세상이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다양한 종목들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특정 국가, 특정 지수는 물론이고, 해당 자산가격의 상승과 하락 모두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코스피가 1900선을 내준 데 이어 1800선까지 위협하는 지경이 됐다. 물론 더 하락할 거라 예상한다면 KOSPI200 수익률을 거꾸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면 된다. 
 
하지만 지수 하락에 투자하겠다면 코스피보다는 미국 증시 쪽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한국 주가는 이미 저평가 영역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금융위기 등 역사적인 위기 국면에서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를 밑돈 적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지금이 그 수준이다. 여기에서 더 떨어져봐야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10년 이상 장기 랠리를 펼치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상 최고가 신기록을 써왔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앞으로도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주부터 전에 없던 폭락세를 연일 이어가고 있으나 코스피에 비한다면 여전히 떨어질 자리가 많이 남아 있다. 그래서 한국보다는 미국 증시 하락에 거는 편이 유리하다.
 
두 나라의 대표적인 인버스 상품을 예로 들 경우, 다우종합지수를 거꾸로 추종하는 ETF 종목 ‘DOG’의 6개월 수익률 11일 현재 11.40%다. 같은 기간 KODEX인버스ETF는 2.86%에 머물러 있다. 1개월로 좁혀서 봐도 DOG가 21.17%로 KODEX인버스(15.84%)보다 높다. 그만큼 많이 하락했다는 뜻이다. 
 
 
다우지수 대신 S&P500지수의 숏(short) 상품인 ‘SH’와 비교해도 DOG보다 조금 낮을 뿐 KODEX인버스와는 차이가 컸다. 최근의 주가 흐름을 봐도 미국이 한국의 낙폭을 압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활용해 DOG와 코스피200 ETF를 동일 금액으로 매수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한국보다 미국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맞는다면, 앞으로 미국의 주가가 오르든 떨어지든 안정적으로 차익이 발생하는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질 것이다. 코스피200 ETF 대신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우량주를 짝지어도 가능하다.  
 
미국 증시 인버스 투자를 DOG와 SH로 하는 이유는 국내에 관련 상품이 미래에셋대우와 신한금융투자의 ETN 밖에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국내 투자 손실을 미국 자산에서 발생하는 환차익으로 헤지하는 역할도 기대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불안할 때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데 이때 미국 주식종목에서는 환차익이 발생해 국내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은 하이일드채권의 인버스 ETF인 ‘SJB’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추가인하 가능성으로 미국채 금리는 초강세를 띄고 있다. 덕분에 미 국채가격을 추종하는 ETF들도 좋은 성과를 내는 중이다. 특히 20년 이상 장기물을 추종하는 ‘TLT’의 상승폭이 컸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수익률이 뛰는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한다. 
 
SJB는 이런 국채 ETF와 방향성은 비슷하지만 성격이 다르다. 투기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채권 상품의 특성상 경제가 나빠질 때 우량채에 비해 낙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SJB의 성과도 좋게 나타난다.
 
특히 TLT 주가는 금리인하 후 급등하다가 최근에 꺾였지만 SJB는 이제 상승을 시작했다. 최근 1개월 수익률만 보면 국채 7~10년물을 추종하는 IEF를 앞지른 상황이다. 
 
역방향 상품에 투자하는 경우엔 자산가격의 단기 변동폭보다 중장기 방향성에 집중해 판단해야 한다. 또한 주력 투자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활용해야 무리하지 않고 그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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