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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방향 투자)갈 곳 잃은 유동성…오르는 투자처는 어디?
"채권, 유동성 좋은 국채 위주"…미국채 ETF, 약세장서 훨훨
5만원 이탈 삼성전자·고배당주·신저가 옥석가리기 전략 유효
국내투자자 인기 미국주식 아마존·MS·알파벳·테슬라·애플·알리바바 등
2020-03-13 00:20:00 2020-03-13 00:2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금융시장이 글로벌 팬데믹(대유행) 현실화에 크게 움츠러들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 때보다 투자심리가 훨씬 급격히 냉각되면서 12일 코스피는 1830선까지 밀려 분석적 의미를 잃어버렸다. 이로 인해 '일단대기' 중인 유동성이 늘고 있다. 단기자금 성격의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145조로, 지난해 12월말 104조원에서 3개월 사이 41조원이나 증가했다. 
 
이 와중에 '상승'에 베팅할 만한 투자처가 있을까. 가장 먼저 안전자산인 채권 투자의 성과가 돋보인다. 최근 채권시장은 금리하락으로 이와 반대로 움직이는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0.8%에 거래됐다. 3월 금리인하 이후 사상 처음 1% 아래로 떨어진 뒤 저점을 낮추는 추이다. 채권 금리가 내려갈수록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높아진다. 
 
글로벌 '코로나19' 팬데믹 우려로 시장이 급락한 12일 장 마감 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로비에 마스크를 쓴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 국내주식형(-10.9%)과 해외주식형(-8.3%)펀드가 올해 하락을 면치 못하는 동안, 국내채권형(0.9%)과 해외채권형(0.1%) 펀드는 성과를 냈다. 특히 북미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5.6%로 크게 선방 중이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큰 만큼 채권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순 없겠지만, 가격 부담은 있는 게 사실이다. 이로 인해 현재 수준에서의 신규 투자는 신중히 고려해볼 문제다. 국고채의 금리 변동성 등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려면 크레딧(신용) 채권보다는 유동성이 좋은 국채 위주의 투자가 안정적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글로벌채권팀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커질 때 채권 포트폴리오에 크레딧 비중을 확대하는 건 부담스럽다"며 이 같이 조언했다. 
 
국내에 상장된 미국 국채 ETF로는 'KBSTAR 미국장기 국채선물', 'KODEX 미국채 울트라 30년 선물' 'TIGER미국채 10년 선물' 등이 있다. 올해 수익률이 각각 16.1%, 20.2%,12.7%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6.5%, 15.8% 하락했다. 
 
해외주식 직구에서도 미국채 ETF가 인기몰이 중이다. 예탁원에 따르면 2월 이후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 중 ETF인 'ISHARES LEHMAN 20+Y'가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알파벳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만기 20년 이상의 미국 국채를 추종하는 ETF다. 현재 한국인이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주식 10위이기도 하다. 
 
코스피 1900선마저 이탈한 주식시장에서는 지수흐름 자체에 연연하는 것에 의미가 없어 보인다. 패닉 상태의 주식시장에서는 우량주를 저가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시총 1위 삼성전자가 장중 5만원을 이탈하면서 매수를 고려하는 개인도 늘고 있다. 2~3월 중 증권사가 내놓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범위는 6만7000~7만3000원으로 여전히 긍정적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투자심리가 아직 위축되어 있지만 재반등하면 가장 확실한 삼성전자부터 오를 것"이라며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상승 사이클은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52주 신저가로 떨어진 종목이 속출하고 있어 옥석가리기 전략도 필요하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현대차가 최근 신저가 시세이다. 이 밖에 장기 투자 성격인 고배당주나 상장 리츠(REITs)를 저가에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증권사들은 기존 주도주 중심에 플러스 알파(α)로 대응하라고 조언한다.
 
삼성증권은 주도주+로우볼(저변동성) 전략을 제시했다. SK머티리얼즈, 에스에프에이, 리노공업(Tech), 녹십자, 종근당, 오스템임플란트(헬스케어), 더존비즈온, 제일기획, 이노션(미디어·소프트웨어), 한온시스템, 코웨이, 쿠쿠홈시스(경기소비재), KT&G, CJ제일제당, 하이트진로(필수소비재)에 주목하자는 의견이다.
 
현대차증권도 주도주에 실적 모멘텀이 확실한 종목으로 대응하자고 권했다. 여기에 부합하는 5종목으로 삼성전자(반도체), 엔씨소프트(소프트웨어), 농심(필수소비재), 덕산네오룩스(디스플레이), 콜마비앤에이치(화장품·의류)를 선정했다.  
 
인기 미국 주식 중 가격 부담에 매수하지 못한 종목도 노려볼 만하다. 11일 기준 한국인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주식 1위는 아마존이며, 이어 마이크로소트, 알파벳, 테슬라, 애플, 알리바바, 엔비디아 순이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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