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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고수는 지금)'바람의숲' 김철광② “아파트로 돈 번 2030세대 몰려와 삼성전자 신용매수했다”
“4월쯤 반등 예상…본격 상승은 내년이나 돼야”
“코로나가 무슨 상관 '게임주' 망가진 '여행주' 괜찮을 듯”
2020-03-26 01:00:00 2020-03-26 15:01:32
[편집자주] 안팎으로 어수선한 시기다.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과 그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끝없이 추락할 것 같던 증시는 일단 폭락세를 멈췄다. 최근 며칠만 보면 ‘V자’ 반등을 그리며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갈 것 같은 기세다. 그래서 더더욱 투자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보유주식은 큰 손실이 났는데 팔아야 할지 버텨야 할지 모르겠고, 들고 있는 현금은 언제 써야 할지 가늠이 안 된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은 비슷한 위기를 숱하게 겪고도 살아남은 투자 선배들의 조언이다. 이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조언을 들어보기로 했다. 직접 만나서 듣기 어려운 경우엔 그들의 매매 흔적을 찾아볼 예정이다. 
 
 
최근 하락장에서 개인들이 연일 순매수하고 있는데 엄청난 돈이다.   
옛날엔 사장님, 사모님이나 하던 강남 아파트 투자를 요즘엔 2030 젊은 사람들이 하더라. 젊은 사람들은 무작정 뛰어들지 않는다. 인구통계, 지역조사 등 공부 많이 한다. 그리고 갭 투자로 덤벼들어 돈을 많이 벌었다. 갭 투자가 무엇인가? 전세보증금이란 부채를 안고 사는 레버리지 투자다. 이 친구들이 주가가 폭락하니까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작년 말부터 개설된 주식계좌 수를 확인해보라. 신규 계좌가 많이 늘어났을 것이다(이들 때문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실제로 많이 증가했다). 
 
개인들이 하루에 1조원 가까이 주식을 산다. 그런데 강남 쪽에서 아파트 분양할 때 보면 경쟁률이 1000대 1씩 나온다. 분양가 10억짜리 100세대면 100조원이다. 유동성이 폭발적인 수준이다. 이렇게 번 돈으로 주식을 사는 것이다. 그것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위주로만. 
 
말이 나온 김에, 부동산 쪽 사람들과도 교류하더라. 부동산 투자도 하고 있나?
살고 있는 (노원구)아파트 외에 투자용 부동산은 없다. 2013년에 집을 샀다.(김철광 씨는 아파트를 살 때에도 보투마 카페에 그 배경을 글로 남겼다) 아파트를 사기 위해 부동산 전문가의 유료강의를 들은 게 인연이 됐다. 주식만 하던 사람이 집을 산다니까 궁금했던 모양이다.
 
흥미로운 점은 부동산 쪽에서도 밸류에이션을 한다는 것이었다. 기업 이익에 주가수익비율(PER) 10배 곱해서 시가총액 잡듯, 지역주민의 연평균 소득에 10배를 곱한 뒤에 신축이냐 구축이냐, 학교나 편의시설이 있느냐, 개발 계획이 있느냐 등을 가지고 할증과 할인을 하더라. 당연히 강남과 강북 주민의 소득이 다르니 그렇게 평가해서 나오는 값도 다르다.   
 
뭐 그러다가 부동산 강의를 듣는 회원들에게 주식 강의를 해달라고 요청이 와서 했다. 요즘 부동산 투자자들은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문제는 이들이 주식시장에 들어올 때에도 부동산 투자에서 성공한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점이다. 강남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처럼 대표 주식종목 하나에 ‘몰빵’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종목만 잡는 것이다. 게다가 마치 갭 투자를 하는 것처럼 레버리지를 쓴다. 신용매매를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그나마 괜찮지 않을까? 다들 삼성전자만 찾는데. 
앵커링 효과라는 게 있다. 주가 고점을 기준해 거기에서 20%, 30% 떨어졌으니까 싸다면서 사는 것이다. 고점을 기준(앵커)으로 삼는다. 그런데 알고 보면 외국인은 이미 3년 전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샀고 그때부터 주가는 3배 가까이 오른 상태였다. 3배 오른 뒤에 30% 떨어져봤자 얼마나 되겠나? 
 
개인이 삼성전자나 반도체 섹터 분석해서 외국인 투자자보다 얼마나 더 잘 볼 수 있을까? 차라리 많이 빠졌다는 이유로 단기로 차익을 노리는 거라면 삼성전자보다 코스피200지수 추종 ETF를 사는 편이 낫다고 본다. 
 
역사적으로 강세장을 이끈 주도주는 약세장을 거치고 난 후 다시 주도주가 되지 못했다. 다른 데서 주도주가 나온다.
 
이번 위기가 얼마나 오래 갈 거라 보는지? 
코로나19 사태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블랙스완’이다. 당연히 이것까지 보고 인버스를 샀던 것은 아니지만 시장이 급락할 거란 예상은 했다. 하락의 주된 원인이 달라져서 약세장이 예상보다 더 오래 가게 됐을 뿐이다. 공포장세는 신용잔고가 급감하기 시작한 1800선 깨질 때부터였다고 본다. 
 
우리 GDP 대비 시총을 보면, 금융위기 때가 51% 정도였다. 지금(인터뷰 당일 현재) 57%쯤 될 거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그때 수준이다. 그래서 오르긴 오를 거다. 
 
반등 시점은 1분기 실적이 나올 때쯤 돼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이때부터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다. 지금은 다 안 좋아 보여도 실적 나오면서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다. 지수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건 내년이나 돼야 하지 않을까?
 
좋게 보는 업종이나 섹터는?
다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쏠렸다. 시장이 반등할 때 이 두 종목과 전체 지수는 못 움직이더라도 다른 종목들이 갈 수 있다고 본다. 개별종목 장세를 예상한다. 
 
게임주 괜찮게 본다. 요즘 재택근무 많이 하잖나? 게임주가 코로나19와 무슨 상관이라고. 어느 놈이 뛸지 못 찾겠으면 코스피200 ETF 사고. 
 
1분기야 어쩔 수 없지만 뜨거운 여름 오면 코로나도 잠잠해질 테고, 그러면 4~5월쯤이 매수하기 좋은 시점일 것 같다. 지금 주가가 박살난 종목들, 예를 들어 여행주 같은 것들은 1분기 실적 발표할 때가 바닥 아닐까? 지금 170개국에서 입국 제한을 걸었는데 6월에도 그럴까?
 
모 여행사에 매출 가장 안 좋았을 때를 물었더니 센카쿠열도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었을 때였다고 하더라. 고객 대부분이 중국 관광객이었는데 뚝 끊겨서. 매출이 6개월 동안 박살이 났다고 했다. 그런데 여행규제가 풀리니까 평소의 2배로 왔다고 한다. 항공주는 미국 항공사 보잉에 구제금융 들어갈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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