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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톱5, 보수적 투자기조 뚜렷
투자 지출 줄이고 유동성 치중…일자리 ‘적신호’
2020-04-06 10:42:47 2020-04-06 14:30:42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지난해 삼성물산,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의 투자 지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 현대건설도 금융상품 쪽 투자가 많고 빚 갚는 데 치중하는 등 시공능력 순위 톱5 모두 보수적 경영기조가 확인된다. 이는 주택 사업 규제 제동과 인프라 투자 감소 원인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 일자리 측면에서 악순환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6일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시공능력 1위 삼성물산은 수년째 투자지출을 줄이는 기조다. 지난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6071억여원으로 플러스 수치였다. 이는 투자로 인한 현금 유출을 빼고 회사에 유입된 순현금이 6071억여원이란 의미다. 통상 투자가 많은 성장 기업은 이 항목에서 마이너스를 보인다. 삼성물산은 수년째 플러스다. 회사가 유동성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삼성물산은 재작년에 이어 지난해도 자산을 처분하고 금융상품을 상당부분 현금화했다. 동시에 전년보다 현금지출은 줄었다. 신규 금융자산 취득에 많은 돈을 썼으며 유형자산 취득 금액은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수년째 마이너스다. 이 항목이 마이너스인 것은 은행 등 금융계에 돈을 갚으면서 현금이 유출됐다는 의미다. , 회사 전략은 재무구조 개선으로 수렴됐다. 이하 톱5가 대게 이와 비슷했다.
 
2위 현대건설은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서 마이너스 지출이 커져 일견 투자를 늘린 듯 보인다. 그러나 내실은 현금유입액이 전년과 비슷한 가운데 단기금융상품을 많이 사들여 현금유출액이 늘었다. 주력 사업과 직접 연관된 부동산이나 유형자산 취득액은 줄었다.
 
3위 대림산업은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재작년 -3808억여원에서 지난해 -952억여원으로 지출 폭이 크게 줄었다. 재무지출도 마이너스로 빚 갚는 데 집중했다.
 
GS건설은 그나마 유형자산 취득을 늘려 투자지출이 커졌다. 다만 채권 투자가 많고 종속기업 주식 취득 지출도 많았다. 재무 쪽은 금융부채를 늘려 지출을 늘릴 준비를 한 것이 다른 기업과는 대조적이다.
 
대우건설은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재작년 마이너스에서 지난해 플러스로 전환했다. 지출을 빼고 유입된 순현금이 2541억여원이다. 대우건설은 매각 가능성이 있어 더욱 재무개선에 신경쓰는 듯 보인다. 대신 재무 쪽은 2년 연속 플러스로 성장형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주택 분양 공세를 펼치며 시장 점유율 등 사업성을 강화했는데 이에 따른 자금조달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대체로 건설투자가 보수적인 데는 경기 영향이 크다. 대형 건설사의 주된 먹거리인 재건축, 재개발사업은 정부 수요억제 정책 탓으로 사업 진행이 더디고 위축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은 정부의 예산 감축에 대응해 대형사들이 일찌감치 사업 비중을 줄여왔다. 정부는 올해 경기부양 차원에서 SOC 예산을 다시 늘렸지만 지난해까지 감축기조가 이어졌다. 올해 SOC도 코로나19 탓으로 발주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례로 대우건설의 경우 토목 비중이 매출의 16%에 불과하다. 토목 분야 영업손익은 적자를 보고 있다. GS건설도 해마다 인프라부문 매출이 줄어든 게 부각된다. 이처럼 사업 연속성이 결여되면 관련 인력을 유지하기도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분야가 사회적으로 일자리 몫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정적이라며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한번 줄인 인력은 확실한 호재가 있기 전까진 다시 뽑기 어려운 만큼 경기 측면에서 악순환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9월15일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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