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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저주' 품은 HDC…청사진은 호텔·모빌리티 시너지
2020-04-08 06:10:10 2020-04-08 06:10:10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로 올 1분기 '어닝쇼크'가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의 우려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강행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호텔·리조트·면세점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 때문에 인수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 가능성에 대해 일축하고 기업결합절차 등의 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HDC가 이날까지 유상증자하기로 한 날짜를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로 정정 공시하자, 업계의 인수 포기 추측에 답한 것이다.
 
HDC현산이 계약금(2500억원)의 10배인 2조5000억원을 들여가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이유는 바로 사업 시너지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맥킨지앤드컴퍼니는 HDC현산 측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별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하나는 항공업황이 반등할 경우 HDC현산의 오크밸리와 파크 하얏트 등 호텔·리조트 자산과 아시아나항공 및 산하 금호리조트 등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HDC그룹의 유통 부문 사업도 항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HDC그룹은 신라면세점, 아이파크몰 등 면세점과 쇼핑몰 등이 항공업·여행업과 시너지를 발휘할 여지가 크다. 
 
정몽규 HDC 회장이 지난해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미래 먹거리로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몽규 HDC 회장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 선정 기자회견에서 "HDC그룹이 모빌리티 그룹으로서 도약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철민 사모펀드 VIG파트너스 대표는 "정확히 공개된 것은 없지만, HDC그룹이 항공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드론이나 경비행기를 통해 이동시키는 항공 택시 서비스(플라잉카)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HDC현산과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이 진행되더라도 우선과제는 아시아나항공의 자금난 해결이 될 전망이다. HDC현산이 투입하는 2조5000억원의 자금 중 5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입에, 1조원은 산업은행 대출을 상환하는 데에 쓰일 예정이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30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 증액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자기 자본의 33.03%에 해당하는 이번 증액은 차입금 상환과 운영 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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