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상습 폭행' 이명희에 검찰 징역 2년 구형
검찰 "피해자들이 생계 때문에 대응을 못한 전형적인 갑을 관계"
입력 : 2020-04-07 17:04:01 수정 : 2020-04-07 17:04:01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경비원과 운전기사에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부장 권성수·김선희·임정엽) 심리로 열린 이 전 이사장의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피해자들은 이 전 이사장의 지배 하에 있던 운전기사나 자택 봉사자들로 그들이 폭력과 욕설, 폭언을 참은 이유는 생계를 위해서 일을 그만둘 수 없기 때문"이라며 "청소를 제대로 못한다거나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등 이 전 이사장이 피해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피해자들은 생계 때문에 아무런 대응을 못한 전형적인 갑을관계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면서 "이런 행위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형이 선고돼야 한다"면서 이 같이 구형했다.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이사장은 인천 하얏트 호텔 공사 현장에서 조경 설계업자를 폭행하고 공사 자재를 발로 차는 등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출입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향해 조경용 가위와 화분을 던지거나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운전기사를 향해 밀대를 던진 혐의도 받았다.
 
이 전 이사장 변호인은 공소사실은 대부분 인정하지만 폭행과 폭언의 상습성, 물건의 위험성, 상해 여부 등에 대해서는 검찰과 이견을 보였다. 이 전 이사장 측은 "여러 역할을 맡은 상황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우발적인 행동이었으며 폭행 정도도 신체와 생명을 위협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상처도 자연적 치유가 가능한 상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이사장 변호인은 최후변론을 통해 "어릴 때부터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으며 집안의 맏이로서 경조사와 제사 등을 도맡아 심신이 지친 끝에 격정성 우울증에 이르게 됐다"면서 "서로 문제가 없는 사람들과는 일상적으로 식사하고 음식도 나눠먹으면서 공소사실에 나와 있는 것과는 다른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행위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조 회장 별세로 인한 슬픔과 법의 엄중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선처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전 이사장도 최후진술을 통해 "이 모든 일이 저의 부덕으로 일어난데 대해서 진정한 많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면서 "저의 미숙한 행동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이은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은 조 회장이 사망한 지 1주기인데 조 회장 사망 이후 죽어버리고 싶다는 나쁜 생각도 했다"면서 "지난 일요일에는 영종도에 갔는데 대한항공 92%의 비행기가 멈춰 있어 또 다른 걱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다. 생애 동안 반성하면서 좋은 일 하겠다"고 덧붙였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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