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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킹덤 시즌2’ 주지훈 “시즌3에선 제가 죽을지도 모르죠”
“너무 재미있게, 말도 안 되는 상황 풀어가는 김은희 필력 압권”
“‘킹덤’의 장점은 확장성, 시즌3에서 어떻게 바뀔지 상상도 안돼”
2020-04-13 00:00:00 2020-04-13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주지훈은 작년 ‘킹덤 시즌1’에 이어 올해 ‘킹덤 시즌2’를 두고 ‘하나의 시즌’이라고 표현했다. 자신이 연기한 ‘세자 이창’의 성장기에 중점을 맞춘 표현이다. 자신이 연기한 이창의 시선에서 보자면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없다. 그 속에서 또 다른 지점은 바로 ‘킹덤’ 자체가 창작된 또 다른 세계관이 아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말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를 공포에 빠트린 ‘코로나19’ 여파를 굳이 끌어다 붙이지 않아도 그의 표현은 적절했다. ‘킹덤’은 생사역이라고 불리는 ‘좀비’, 그리고 그 생사역을 만들어 내는 ‘생사초’에 대한 비밀이 끌고 가는 얘기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소재 외에도 ‘킹덤’ 속 세계관은 굳이 사극이란 장르안에 갇힌 얘기가 아니다. 권력과 관계 그리고 암투와 복선.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생경한 얘기에 전 세계가 환호하는 것을 두고 보면 주지훈의 이런 설명은 가장 정답처럼 다가온다. ‘킹덤 시즌2’의 인기와 그 중심에 선 주지훈과의 대화를 공개한다.
 
배우 주지훈. 사진/넷플릭스
 
작년 ‘킹덤 시즌1’은 국내보단 해외에서 더 난리였다. 가히 신드롬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반면 국내에선 일부 논란도 있었다. 다소 허술해 보이는 구조와 일부 배역의 연기력 논란 때문이었다. 놀랍게도 주지훈은 이런 분위기에 크게 개의치 않았단다. 사실 큰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고. 주지훈은 포함해 주요 배역들은 시즌1 공개에 앞서 싱가포르에서 열린 전 세계 대상 제작보고회 직전 시즌2 대본을 봤기 때문이다.
 
“저를 포함해 당시 싱가포르에 갔던 분들은 비행기에서 읽었어요. 읽으면서 정말 놀랐죠. ‘이 배역이 여기서 죽어?’ ‘그럼 그 다음에 어떻게 하지?’ ‘아니 이렇게 된다고?’ ‘그럼 그 다음엔 어떻게 풀어가지?’ ‘뭐야? 이렇게 풀어?’ 정말 읽는 순간순간이 놀라움의 연속이었어요. 시즌2 대본을 보고 나니 시즌1에서의 구조가 전부 이해가 됐죠. 어떤 논란이 있었는지도 알죠. 근데 사실 신경 별로 안 썼어요. 시즌2가 공개되면 그 의문점이 다 풀릴 것이라 봤죠.”
 
그의 말대로 시즌2가 공개된 뒤 모든 의문점은 풀려버렸다. 시즌1에서 던져진 수 많은 떡밥은 모두 회수됐다. 단 한 장면도 허투루 쓰인 게 없었다. 이런 세계관을 구축해 낸 김은희 작가의 필력은 이미 국내 방송계와 영화계가 인정하는 최고다. 이런 필력의 세계관을 경험한 주지훈 역시 엄지 손가락 두 개를 추켜 세웠다. 하지만 반대로 그 안에서 살아 숨쉬어야 하는 배우 입장에선 여간 곤욕스러운 게 아니었단다.
 
배우 주지훈. 사진/넷플릭스
 
“너무 재미있게 쓰시고, 말도 안될 것 같은 상황을 정말 말이 되게 풀어가시잖아요. 그런 지점이 모두 설득이 되고. 그래서 그걸 연기해야 하는 입장에선 너무 힘들죠. 보시는 분은 너무 재미있지만. 일례로 왕은 저를 낳아준 아빠에요. 안현대감은 절 마음 속으로 길러준 또 다른 아빠고. 그런데 두 사람 모두 제가 죽여야 해요. 그리고 군사들을 설득하고. 이게 어떻게 납득이 되요. 아무리 상황이지만. 대본을 보면 가슴으론 이해가 되는 데 머리가 이해가 안 되는 지점이 되게 많아요. 그러면서 재미까지 있고(웃음)”
 
그런 고민 때문이었는지, 주지훈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킹덤 시즌1’부터 ‘시즌2’까지를 세자 이창의 성장기로 표현했다. 이창을 제외하고도 모든 캐릭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경험으로 시즌1에 비해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 중심에 세자 이창이 있고, 이창을 연기한 주지훈이 있었다. 주지훈은 대본에 쓰여 있는 텍스트를 주시하는 것보다 그 속에 담긴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했단다.
 
“시즌1부터 시즌2까지 12회에는 이창의 성장기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제가 세자 이창의 무언가를 표현하려고 했다기 보단 글쎄요. 대본에 쓰여 있는 것이 아닌 그 글에 담긴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현장에 촬영을 갈 때는 대본도 숙지하지만, 현장에서 카메라 앞에 서면 다른 배우들 그러니깐 ‘킹덤’의 인물들을 보고 연기하고 대사를 뱉으며 현실감을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배우 주지훈. 사진/넷플릭스
 
주지훈이 살리려 노력한 현실감은 ‘킹덤’의 액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시즌1’에 비해 더욱 강력해진 ‘시즌2’의 액션은 화려하고 강력해졌다. 주지훈의 칼 액션과 함께 시즌2에서 새롭게 합류한 ‘민치록’(박병은)의 활 액션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드라마이지만 영화 타입이기도 한 ‘킹덤 시즌2’에서 활 액션은 최고 백미 중 하나다.
 
“활 액션 에피소드를 공개하자면, 감독님께서 계속 더 빨리 더 빨리를 외치시는 거에요(웃음). 제가 무슨 국가대표 궁수도 아니고 하하하. 그런데 사람이 하다 보니 또 되더라고요. 어떻게 촬영이 진행될수록 점점 빨라졌죠. 보실 때 우리가 활을 한 10발 정도 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그건 실제 촬영에선 한 1000발 정도는 쏜 거에요(웃음) 하하하. 나중에는 밥을 먹는 데 손가락에 힘이 안 들어가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키가 있다 보니 화살이 너무 짧아 보여서 나중에는 화살 두 개를 이어 붙여서 촬영하고. 아무튼 난리도 아니었어요. 하하하.”
 
이런 액션과 감정은 ‘킹덤 시즌2’가 잡은 두 마리 토끼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연출자가 두 명이었다. 시즌1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 그리고 영화 ‘모비딕’ ‘특별시민’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이 현장에서 모든 것을 지휘했다. 김 감독이 1회를 연출했고, 나머지 2회부터 5회까진 박 감독이 담당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두 감독은 항상 상주하며 협업을 했다고.
 
배우 주지훈. 사진/넷플릭스
“감독님이 두 분인 건 저로선 첫 경험이었죠. 되게 특이하고 걱정도 됐었는데 의외로 잘 맞았어요. 우선 감독이 두 분이라 관점이 다르잖아요. 연기를 하는 입장에선 되게 혼란스럽죠. 그런데 두 분이 어떤 선을 정해 놓으셨더라고요(웃음). 김 감독님이 촬영을 하실 땐 박 감독님은 모니터에 앉아계셨고. 그 반대일 때도 마찬가지고. 자신이 촬영이 아닐 땐 디렉션에 관여를 안 하셨죠. 그리고 두 분은 현장에서 의견을 교류하고. 되게 흥미로운 경험이었어요.”
 
일부 캐릭터가 죽음으로 하차했다. 그리고 시즌2 마지막에 배우 전지현이 깜짝 등장했다. 시즌3가 제작된다면 이제 ‘킹덤’은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확장성을 지니게 된다. 이 점은 주지훈이 시즌1과 시즌2를 촬영하면서 김은희 작가, 김성훈 박인제 감독과 나눈 대화의 핵심이었단다. 그리고 김은희 작가의 기상천외한 필력이라면 시즌3에서 펼쳐질 ‘킹덤’의 또 다른 세계관은 기다려질 수 밖에 없다고 눈빛을 밝혔다.
 
배우 주지훈. 사진/넷플릭스
 
“시즌2가 끝났는데, 킹덤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 전체 이야기에서 전 반도 안온 거 같아요. 저나 작가님 감독님들과 함께 술자리에서 항상 했던 얘기가 ‘킹덤’의 확장성이었죠. 시즌3에서 이창을 죽일 수도 있고, 또 죽은 인물이 다시 살아 올 수도 있고. 시대가 바뀔 수도 있고. 작가님의 필력이라면 뭐가 되도 믿고 따라갈 거 같아요. 배우도 그렇고 보시는 분들도 그렇고. 바람이라면 ‘킹덤 시즌2’를 많이 사랑해 주셔서 시즌3가 빨리 제작이 결정됐으면 하는 겁니다(웃음).”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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