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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삼성의 고민, 저가 공세로 시장 잠식하는 중국폰
인도 이어 인도네시아서도 중국폰 '가격 후려치기'로 3위 그쳐
2020-05-22 05:31:15 2020-05-22 05:31:15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마켓에서 1위의 자존심을 지킨 삼성전자가 중저가폰 수요가 높은 개발도상국 시장에서는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풍부한 잠재력을 가진 인도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중국발 저가 공세에 무너지며 고개를 떨구었다.
 
2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 19%의 점유율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중국 업체 비보(27%)와 오포(22%)에 밀린 3위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30%가 넘는 1위를 달렸던 삼성전자이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점유율이 급락하기 시작해 지난해 3분기부터 줄곧 3위 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까지 1위를 달렸던 인도 시장에서도 부진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8.9%로 중국업체들인 샤오미(30.6%)와 비보(19.9%)에 밀린 3위였다. 샤오미에 내준 1위를 2018년 중반부터 되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2위까지 비보에 연거푸 빼앗겼다.
 
다만 삼성전자는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20%로 1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8% 감소했는데 주요 소비처인 미국과 인도 시장 등이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탓이다.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환경 속에서 중저가폰 등의 선전으로 순위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가 발표한 올해 1분기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3위에 그쳤다. 사진은 지난 2017년 7월26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직원 해외봉사 프로그램' 장면.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인도와 인도네시아 두 시장은 달랐다. 최근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의 대대적인 저가 물량 공세로 인해 순위 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 시장의 경우 제품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성하며 맞서고 있으나 이미 입지를 단단히 굳히고 있는 중국과 차별화를 꾀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각각 13억8000만명(세계 2위)과 2억7000만명(세계 4위)의 인구를 가진 잠재력 높은 국가들이다. 미주와 유럽처럼 당장의 높은 소비력을 기대할 수는 없으나 선진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스마트폰 보급률을 가지고 있고 중저가폰 수요가 높아 스마트폰 업계가 주목하는 곳이다. 삼성전자로서도 미래를 위해 여전히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수급 등 생산의 모든 과정을 맡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의 주 수입원은 중국기업인 경우가 많다. 이들의 경우 중저가폰 인력을 프리미엄폰 생산 시 쉽게 돌릴 수 있다"라며 "중저가폰 시장에 뛰어든 국내 업체 입장에서 중국 업체의 '가격 후려치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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