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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풍선효과에 수도권 미분양 감소…수천·수억 프리미엄도
미분양관리지역도 수요 유입 활발…“미분양 감소세 이어질 것”
2020-05-26 14:43:08 2020-05-26 14:43:08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수도권 미분양관리지역에서 미분양 물량 감소세가 뚜렷하다. 평택과 화성, 안성 등 수요기반이 약했던 지역에서 미분양 물량이 1000가구 아래로 떨어졌다. 이들 지역에서 청약 초기 미분양이 났던 아파트 분양권에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의 웃돈이 붙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서울밖 수도권에서 풍선효과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저가 아파트가 많고 규제가 덜한 곳으로 수요가 이동한 결과로 분석된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미분양관리지역에서 미분양 물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관리하고 있는 수도권 미분양 지역은 경기 평택과 화성시(동탄2신도시 제외), 안성시, 양주시, 인천시 중구 등이다. 평택과 화성, 인천 중구는 2018년부터, 안성은 2016년부터 오랜 기간 HUG 관리를 받았다. 양주시는 지난 1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됐다.
 
미분양 감소가 두드러지는 곳은 평택이다. 평택은 지난해 8월 미분양 물량이 2663가구까지 늘었으나 지난 3월말 기준 707가구까지 줄었다. 화성시와 안성시도 미분양 가구가 크게 감소했다. 화성시는 지난해 7월 1738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으나, 3월말에는 미분양 물량이 133가구 밖에 남지 않았다. 안성시도 지난해 10월까지는 미분양이 1000가구를 넘었지만, 11월부터 세자릿수로 떨어져 지난 3월 793가구까지 줄었다. 지난해 11월 일시에 미분양이 급증한 양주시도 470가구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인천시 중구도 102가구만이 남았다. 
 
평택과 화성, 안성 등 이들 미분양관리지역은 그간 공급에 비해 수요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탓에 적체된 물량이 해소되지 못했다. 미분양관리지역이라는 낙인과 함께 집값 상승이 더뎌 수요 유입이 쉽지 않았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가격이 다시 꿈틀대는 중에도 평택시의 월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지난 2월까지 하락세를 기록하다가 3월에야 상승전환했다. 안성시 역시 2월까지 집값이 꾸준히 떨어지다 3월 들어 반짝 올랐다.
 
미분양관리지역에 수요가 유입하는 건 연이은 정부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중저가 아파트가 많고 규제가 덜한 곳으로 실수요 및 투자수요가 들어왔다는 평가다. 평택시에서 최근 미분양 물량을 다 털어낸 한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을 팔기 위해 청약 초기 때보다 계약조건을 낮췄으나 효과는 기대보다 크지 않았다”라며 “정부 규제로 수도권 각지에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완판에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가 들어오면서 이들 지역에서 공사 중인 아파트 분양권에는 수천만원의 프리미엄도 붙고 있다. 지난해 2월 분양한 ‘평택뉴비전엘크루’의 경우 전용 64㎡에 프리미엄 2000만원이 붙어 매물로 올라와 있다. 전용 74㎡와 84㎡ 매물도 3000만원 웃돈이 붙은 상황이다. 이 단지는 청약 당시 1391가구 모집에 나섰으나 1321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던 아파트다. 1년새 상황이 바뀐 것이다. 평택 ‘고덕하늘채시그니처’도 전용 59㎡와 84㎡ 분양권에 3000만원 웃돈이 붙어 매물로 등록돼 있다.
 
화성시에서도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이 많다. 화성 ‘송산신도시모아미래도에듀포레’는 전용 84㎡에 프리미엄이 1억5000만원 붙었다. 99㎡ 매물에는 대체로 2억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는데 이중에는 2억4000만원까지 웃돈이 붙은 것도 있다. ‘화성우방아이유쉘 메가시티2단지’도 전용 62㎡와 84㎡에 프리미엄이 각각 4000만원, 7000만원 붙어 거래 중이다. 이 단지도 청약 당시 733가구 모집에 567가구가 미분양이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미분양관리지역처럼 가격 상승폭이 높지 않았던 곳들은 경기가 가라앉더라도 영향을 적게 받는다”라며 “이들 지역의 미분양 물량은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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