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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발행 감소에도 '해외지수'쏠림 여전
상품 70% 해외주요지수 추종…"고수익보다 신중한 투자 필요"
2020-06-01 06:00:00 2020-06-01 0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대규모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통지) 사태에 ELS 발행 규모는 급감했지만, 해외주요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로의 투자 쏠림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변동성이 큰 상황인 만큼 투자 손실 우려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5월 ELS 발행 금액은 1조3201억원(5월29일 기준)으로, 지난 2018년 12월(2조8373억원) 이후 가장 작았다. ELS 발행은 올해 1~2월 6조원대에서 3월 3조8674억원, 4월에는 2조950억원, 이달에는 1조원대로 계속해서 줄었다. 
 
이는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후 글로벌 주요증시가 폭락에 ELS 발행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ELS는 각국의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의 주가 등을 기초자산으로 정하고, 일정 기간 동안 미리 정해놓은 조건 범위에서 움직이면 약정 수익을 주는 파생상품이다. 만기는 보통 3년이지만 6개월 단위로 일정 조건을 달성하면 수익률을 지급하고 중도상환이 가능하다. 약속된 기간 안에 지수가 하한선인 녹인 배리어(knock-in barrier·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지점)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있다. 저금리 상황에서 ELS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분류돼 투자 매력이 높은 상품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현재 발행되는 ELS의 기초자산 대부분이 해외주요지수에 쏠려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29일 기준 청약을 진행중인 106건의 ELS상품 중 해외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은 73%인 77개다. 
 
ELS상품에서 주로 사용하는 해외주요지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유로스톡스 50, 홍콩H지수(HSCEI), 니케이225지수 등이다. 현재 청약중인 ELS 상품 가운데 코스피200 혹은 삼성전자 등 국내 지수나 종목을 함께 담은 상품은 18개에 불과하다. 
 
해외주요지수나 해외 증시에 상장된 종목을 추종하는 ELS 상품은 이미 보편화됐고 이를 찾는 투자자들도 많다. 다만 지난 3월처럼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변동성이 커질 경우 마진콜 수요 증가에 따른 외환 부족 현상이 또 나올 수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를 통해 최근 발행된 ELS의 상당 수가 해외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해 해외 주식시장의 위험이 국내로 전이되는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ELS가 위험에 대한 대가(프리미엄)로 옵션 매도 수익구조를 갖고 있는데, 해외 주식시장 급락 시 투자 손실 발생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파생결합증권과 관련된 부채, 마진콜 등의 잠재부채가 외환인데, 증권사의 운용자산은 대부분 원화로 구성돼 자산과 부채간의 외환 미스매칭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ELS마진콜 사태 당시에도 예상치 못한 조단위 마진콜 요구가 들어오자 증권사들의 달러 수요가 급증했는데, 달러 공급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이를 즉각 대응하지 못해 유동성 우려까지 제기됐다. 
 
최근에는 목표수익률 10% 안팎의 고수익 상품도 속속 등장했다. 키움증권의 '제1364회 ELS'는 제시수익률이 연 9.6%, 하이투자증권의 '제2185회 ELS'는 10%, 신한금융투자의 'ELS 19144'는 목표수익률이 11%였다. 지난해 ELS 상품의 목표 수익률이 주로 5~7%대였음을 감안하면 꽤 높아진 수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국 증시가 크게 폭락한 뒤 회복하고 있어 손실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서 수익률을 높인 상품들이 나오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하반기 2차 급락장에 대한 우려가 있고, 시장에 따라 주요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투자 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ELS 마진콜 사태에 ELS 발행 규모는 급감했으나 해외주요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로의 투자 쏠림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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