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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에 취해있을 땐가…자성론 '솔솔'
2020-06-02 10:50:45 2020-06-02 10:50:45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K방역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대응 이후 이태원클럽, 쿠팡물류센터 등에서 집단감염사태가 터지고 있는 가운데 방역에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승우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장은 8일 오후 서울 양재동 The-K호텔 거문고홀에서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청을 비롯한 관계부처와 의료계, 학계, 업계 등 민간 전문가(표준, 특허, 검사·확진, 역학·추적, 격리·치료) 등과 K-방역모델’ 국제표준화를 논의했다. 사진/문화재청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지난 1일 'K방역 환상에서 깨어납시다' 라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전직 역학조사관이자 의사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우리는 지금 더욱 위험한 순간에 있다. K방역 브랜드 네임 놀이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면서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위기를 극복하려면 처절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대구 신천지 사태로 대구로 의료진이 급파되기는 했지만 공공보건의료체계는 여전히 미흡하며 드라이브스루, 워크스루 등은 창의적인 시스템은 맞지만 보편화 및 영구화할만큼 최상의 선택이라 할수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어 "어쩌면 영원히 코로나19 이전 일상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K방역이라는 이름부터 내려놓고 급식경제를 위한 등교개학을 강행하는 고집도 포기하고, K방역 홍보도 그만해야한다고 조언했다.
 
5월 초 황금연휴 기간을 전후로 사회적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이태원클럽발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이후 쿠팡물류센터, 개척교회 등에서 크고작은 감염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오는 3일에는고1 ·중2 ·초3~4학년의 등교수업을 시작하는 3차등교개학이 예정되어 있다.
 
인천서 하루 사이에 신생 개척교회 간 접촉으로 인한 집단 감염으로 추정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 발생한 가운데 1일 오전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교회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감염사태가 잦아들지 않고 무증상 감염 및 감염경로를 알수 없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로 돌아가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K방역이라는 환상에 취해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코로나19 초기 방역에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었던 것은 빠르고 강력한 대응이었는데 지금은 그 감각을 잃어가는게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2월 중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대구, 경북의 대유행을 끊어냈다"면서 "2주가 지나야만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어도 수도권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K방역 자화자찬과 등교 강행에 비판적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SNS에서는 '다 자제하지만 등교개학은 강행하나? 누구를 위해?', '정부의 K방역 위상떨치기에 국민들만 죽어난다', '위험한 상황에서 학생들을 등교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 '무증상 감염자의 전파가 무섭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데 자화자찬해서는 안된다'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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