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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 대책에 임대차3법까지…세입자 불안 커진다
다주택자 세부담 전가 가능성에
“전셋값 오르면 돈 마련 어떡하나”
2020-07-12 06:00:00 2020-07-12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전월세 가격의 상승요인이 쌓여가고 있다. 7·10 대책으로 다주택자 세금 부담이 가중되고, 3기 신도시를 포함한 공공택지에서 사전청약 물량이 늘었다. 임대차3법도 대기 중이다. 눌러앉는 전세 수요가 증가할 전망인 가운데 임대차3법으로 임차료 인상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면서 단기적으로 전월셋값 상승의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이미 종부세를 이유로 전세 재계약금을 올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12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각종 부동산 대책으로 전월세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내년부터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커지는데 임대차3법이 통과되면 세금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법 적용 전 세입자에게 세 부담을 떠넘기면서 전월세 가격의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저금리 기조로 전세에서 월세로 돌리는 물량이 많아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세 부담 전가가 나타나 세입자의 거주비가 늘어나면 내 집 마련 기간도 길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여당의 잇단 부동산 대책에 수도권 전월세 시장은 가격 상승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공급신호를 주기 위한 공공택지 사전청약 물량 증가 역시 전월세 시장의 불안요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7·10 대책으로 사전청약 물량이 늘어나면서 청약 대기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며 “전월세 가격을 띄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임대차 시장에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점도 임차료 상승 관측에 힘을 싣는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5주차 기준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73.8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170대를 넘어선 건 지난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경기도의 전세수급지수도 169.6으로 나타났다. 0에서 200 사이에 형성되는 이 지수는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이처럼 공급이 적은 탓에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집주인의 임차비 인상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집주인들도 임차비를 올려서 종부세를 내겠다며 단단히 벼르는 모습이다. 실제 수도권 한 아파트의 전세 세입자는 집주인이 종부세 인상 때문에 재계약금을 대폭 높였지만, 전세 매물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오른 금액에 재계약하기도 했다.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지 않은 세입자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서울 마포구에서 아파트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 유모씨는 “아직 재계약 기간이 좀 남았지만 걱정은 똑같다”라며 “전셋값이 내릴 일은 없을 텐데 오르면 그 돈을 또 어떻게 모아야 할지 막막하다”라고 하소연했다.
 
매물 안내문이 붙은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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