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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종의 기원' 유럽 문학상 후보 연이어 올라
2020-07-13 14:00:35 2020-07-13 14:00:35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사인) 지원으로 출간된 한국문학 작품이 최근 유럽지역 문학상 후보에 연이어 오르며 현지 문학시장과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조남주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후보에, 정유정 소설 '종의 기원'과 편혜영 소설 '홀'이 독일 리베라투르상 후보에 올랐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프랑스어 번역본(Kim JiYoung, née en 1982)이 프랑스 기메 아시아문학상 10편의 롱리스트(1차 후보) 중 한 작품으로 선정됐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은 프랑스 파리 소재 국립동양미술관인 기메 박물관에서 수여하는 문학상이다. 2017년 프랑스 내 아시아문학 활성화를 위해 처음 제정된 이후, 최근 1년간 프랑스어로 번역·출간된 현대 아시아 문학 작품을 대상으로 매년 수상작을 선정하고 있다. 한국문학으로는 2018년 황석영 작가의 '해질 무렵(Au Soleil Couchant)'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2019년에는 은희경 작가의 '소년을 위로해줘(Encouragez donc les garçons !)'가 최종후보에 선정된 바 있다.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프랑스어역본 표지. 사진/한국문학번역원
 
올해 후보에 오른 프랑스어역 '82년생 김지영'은 로베르 라퐁 출판사의 임프린트인 닐 출판사에서 2020년 1월 출간돼 프랑스 현지 언론과 독자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프랑스 유력 문학 전문지인 리르는“한국여성이 겪은 사회 차별을 다룬 이 소설은 한국의 프리즘을 넘어 전 세계에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프랑스 서점 관계자가 추천하는 서평지인 파쥬에서는“이 소설이 지닌 주제의 보편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설에 실린 통계의 수치는 다르지만, 여성들은 같은 고통과 차별, 어려움을 겪고 있고 곧 이 소설에 공감하게 된다”는 서평을 수록했다. 한편 작품의 번역은 김영하 '오직 두 사람', 김언수 '설계자들' 등 다수의 한국문학을 프랑스어로 번역해온 최경란, 피에르 비지유의 공동번역으로 이뤄졌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주관사인 기메 박물관은 1800년대 우리나라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인 홍종우가 근무하며 '춘향전'(프랑스어역: 『Printemps Parfumé』, Dentu, 1892), '고목생화'(프랑스어역: 『Le Bois Sec Refleurie』, Ernest Leroux, 1895) 등을 번역·출간한 곳으로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올해 아시아문학상은 프랑스 전직 문화통신부 장관인 오렐리 필리페티가 심사위원장을 맡았으며, 오는 9월 총 5편의 최종후보를 선정한 후 11월에 최종 수상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유정 '종의 기원' 독일어역본 표지. 사진/한국문학번역원
 
올해 독일 ‘리베라투르상’ 후보에는 정유정 '종의 기원'(국문본: 은행나무(2016)/ 독역: 『Der gute Sohn』, 조경혜 역, 우니온스(Unions), 2019)과 편혜영 '홀'(국문본: 문학과지성사(2016)/ 독역:  『Der Riss』, 이기향 역, 비티비(btb), 2019)이 나란히 올랐다. 리베라투르상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의 문학을 독일 독자에게 알리기 위해 이들 지역 여성 작가들 가운데 한 명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후보작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산하 기관인 리트프롬에서 분기마다 선정하는 추천도서 목록에 오른 여성 작가들 가운데 정해진다. 올해는 정유정의 '종의 기원'과 편혜영의 '홀'을 포함 총 12명의 작가들이 후보에 올라 경쟁한다. 수상자는 전 세계 독자들의 온라인 투표로 결정된다.
 
한국문학은 2003년에 오정희 작가가 '새'로 리베라투르 상을, 이듬해인 2004년에 이혜경 작가가 '길 위의 집'으로 리베라투르 상 장려상을 받았으며, 2018년에는 한강 '소년이 온다',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이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리트프롬은 매해 수상 작가에게 3000유로의 상금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초청 비용을 지원하였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도서전이 취소됨에 따라 별도의 시상식을 진행할 예정으로 선정 결과는 오는 10월 중 발표된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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