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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 쓰기)현대·기아차 유리 만들며 꾸준히 이익 성장
자동차 저평가에 휩쓸려…배당수익률 6% 훌쩍
코리아오토글라스
2020-07-15 06:00:00 2020-07-15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국 주식을 갖고 있든 아니든,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미국 증시를 대충이라도 훑어보는 편이다. 눈에 띄는 변화가 있으면 다음날 기사로 써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밤에 테슬라 주가가 1770달러를 넘어서는 것을 지켜봤다. 스마트폰으로 그 장면을 스크린 샷으로 남겼다.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에 남기자, 이런 마음보다는 신기하다는 느낌이 컸고 또 한편으론 조금 어이가 없기도 했다. SNS에 스샷과 함께 폴 앵카의 노래 ‘crazy love’도 붙여 놓았다. 이야 말로 미친 사랑의 노래 아닌가? 
 
이날 테슬라는 1800달러를 넘보다가 아시아 지역 투자자들이 잠 들기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무너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1500달러 언저리에 있다. ‘천슬라’를 논한 지 불과 한 달도 안 된 시간이다. 
 
주식 전문가들은 이제 새로운 세상을 받아들이라고 하는데, 이게 머리로는 돼도 가슴으로는 납득이 어려운 모양이다. 2000달러 간다던 사람들이 이제는 5000달러, 1만달러를 외치는 모습에 새롬기술이 겹쳐 보이니,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은 솥뚜껑 비스무리한 것만 봐도 쿵쿵 뛰는 것이다.
 
새롬기술에 비교할 수 없는 기업이란 걸 안다. 머릿속의 기술을 실제로 구현했고 판매량도 죽죽 급증하고 있으니까. 다만 구루들이 경고하는 버블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대표선수가 무너지면 모두가 힘들어질 테니. 이왕이면 더 큰 파급 효과를 내 전체 증시에 좋은 영향을 주길 바라지만 성장에 목마른 시대엔 주식도 양극화를 피해갈 수는 없다. 
 
그리고 하필이면 나의 관심은 테슬라의 반대편 극단에 가 있다는 게 문제다. 이번에 새로 매수한 종목도 그렇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들어가는 차량용 안전유리를 만드는 기업이다. 70% 점유율을 가진 1위사다. 셀토스, 베뉴, GV80 등에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유리가 들어간다. 현대·기아차가 많이 팔려야 좋은데 요즘 국내 자동차 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아 함께 가라앉아 있다. 
 
코리아오토글라스가 만드는 차량용 유리는 강화유리와 접합유리 두 가지다. 차량용 유리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외부 충격을 막아주는 역할 뿐 아니라 요즘엔 차량 앞 유리에 네이게이션 정보를 보여주는 HUD(헤드업디스플레이) 등도 있다. 여기에 차량과는 상관없는 콘크리트파일(PHC파일)도 만든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접합유리가 절반을 넘고 강화유리가 35%, PHC파일이 10%를 차지하고 있다.  
 
언택트다 뭐다 날고 기는 지금 거들떠보지도 않는 이 종목을 매수한 이유는 단순하다. 버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싸다. 국내 자동차 판매가 부진하다고 하는데 코리아오토글라스는 그 가운데서도 꾸준히 실적을 냈다. 지난해 4560억원의 매출을 올려 575억원의 영업이익과 3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 실적이었다.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1분기보다 늘어난 영업이익 134억원, 순이익 116억원을 올렸다. 그런데도 지금 시가총액은 2800억원을 살짝 넘어서는 수준이다. 
 
자동차 업종에 속한 종목들이 다들 이 정도는 저평가되어 있다고 하지만 이제는 부품주 중에서도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전기차나 수소차에도 쓰일 수 있는가 여부다. 자동차 유리는 내연기관차량이든 전기차든 똑같이 필요하다. 현대차도 전기차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는 메이커 중 하나인데, 역시 주가는 심리인가보다. 그래도 이런 종목을 놔두고 하늘 높이 치솟은 테슬라에 올라타지는 못하겠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매년 배당을 늘려주고 있다. 지난 결산에서는 주당 900원을 배당했다. 지금 주가 기준으로 6.3%가 넘는 배당수익률이다. 올해 실적이 잘 나오면 1000원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배당이나 받는다는 생각으로 느긋하게 기다리기에 안성맞춤인 종목이다. 
 
흥국도 추가 매수했다. 중국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로 복구작업 등 건설장비가 쓰일 일이 많아질 것이다. 
 
S-Oil은 정제마진 회복을 보고 매수한 만큼 하반기까지 보유할 생각이다. 경제가 살아나 수요가 함께 늘어야 하는데 아직 요원하다. 
 
삼성전자는 잘 가고 있다. 반도체 업황은 밝아 보인다. 업황을 삼성전자가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기는 해도 업종 1등주 노릇은 할 것이라 기대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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