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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청소년..이들의 빛과 그림자
2008년의 청소년 실태보고
2008-05-04 13:18:00 2011-06-15 18:56:52
휴대폰이 필수가 되고, 인터넷 게임과 쇼핑을 즐기는 2008년의 청소년들.
 
경쟁사회속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한밤중까지 학원을 다녀야 하고, 복잡한 미디어사회에 살지만 여행을 즐기고 싶어하는 우리의 청소년, 그들은 일찌감치 술·담배를 하기도 하고 폭력을 가하기도 하지만 사회의 관심과 애정의 대상이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2008년의 청소년 실태를 짚어봤다.

◇ 청소년이 줄었어요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8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총인구 4800만명 가운데 9~24세 청소년의 비율은 21.6%로 지난 1978년 36.9%를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학령인구(6~21세)도 1022만명으로 1980년(1440만명)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처럼 청소년 인구가 줄어들면서 소년·소녀가장도 줄어들고 있다.
 
2007년 소년·소녀가장은 총 1630세대로 세대주를 포함한 전체 세대원은 2501명이고, 재학상태별로는 미취학 25명(1.0%), 초등학교 401명(16.0%), 중학교 789명(31.5%), 고등학교 1226명(49.0%), 기타 60명(2.4%)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9544세대까지 급증했던 소년·소년 가장세대는 이후 감속세가 지속 됐다.
 
한편 국제결혼이 늘면서 지난해 국제결혼가정의 학생수는 1만 3445명이었다. 초등학생이 1만 1000명을 넘었고, 고등학생이 400여명인 것을 볼 때 앞으로 다문화 청소년수는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중 어머니가 외국인인 학생은 1만 1825명이었다.

◇ 사교육 '선택'이 아닌 '필수'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는 전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에서 사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버렸다.
 
지난해 학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77%였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22만 2000원에 달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교급이 올라갈수록 감소하고, 전문계고를 제외하면 대도시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8.8%로 가장 높았고, 중학생(74.6%), 일반계 고등학생62.0%), 전문계 고등학생(33.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초등학생의 경우 광역시(91.8%)에서 가장 높으며, 중학교와 일반계 고등학생은 서울(각각 79.1%, 74.3%), 전문계 고등학생은 읍면지역(39.6%)에서 참여율이 높게 나타났다.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 비용은 일반계 고등학생이 24만원으로 가장 높으며, 중학생(23만 4000원), 초등학생(22만 7000원), 전문계 고등학생(6만 7000원)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전문계 고등학생을 제외하고는 서울의 평균비용이 가장 높았다.
 
이와 같은 사교육 열풍속에 지난해 고등학교 졸업자의 대학 진학률은 82.8%로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진학률은 지난 2006년보다 0.7%p 증가했으며, 2000년(68.0%)과 비교해도 14.8%p 증가했다.
 
공교육 여건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비록 청소년 인구의 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이기는 하나 교원 1인당 학생수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부터 감소폭은 크게 줄었다.지난해 교원 1인당 학생수는 초등학교 22.9명, 중학교 19.1명, 일반계 고등학교 16.1명, 전문계 고등학교 13.5명으로
나타났다.

◇ 일하는 청소년이 줄어든다
 
높은 교육열로 진학률이 높아지면서 청소년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청소년(15~24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8.1%이며, 이 중 15~19세는 7.3%, 20~24세는 52.6%였다. 지난 1980년(45.1%)과 비교하면, 17.0%p가 하락한 것이다.
 
실업률은 지난 2006년에 비해 1.2%p 하락하여 8.8%이며, 이 중 15~19세는 9.3%, 20~24세는 8.7%였다.
 
지난해 15~24세의 청소년 인구 중 취업자는 152만 4000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서비스산업에 집중(84.8%)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계고 졸업자 10명 중 약 7명은 진학을 선택해 진학이 늘은 반면 취업자는 감소하고 있다.
19세 이하 청소년의 지난  2006년월 평균임금은 116만 7000원, 20~24세는 128만 5000원이었으며 임금상승률은 각각 10.2%, 7.1%였다.
 
이들이 직업을 선택하는 경로는 주로 소개나 추천(43.5%)이 많았으나 2005년(45.3%) 이후 점차 감소하고 있다.
 
청소년(15~24세) 10명 가운데 약 7명 이상이 소득분배에 대해서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경제활동참가를 꺼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

◇ 웰빙시대 흡연이 준다
 
웰빙을 중요시하면서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청소년들의 보건상태도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 0~24세 사망률은 10만명당 36명으로 전년(2005년)도 39명에 비해 3명 감소했다. 연령별 분포를 보면 0세의 사망률이 407.6명으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20
~24세가 41.5명으로 높게 나타났다.
 
2006년 청소년의 사망원인 가운데는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컸다. 자살은 10~19세에서 2위(10만명당 3.5명), 20~29세에서는 1위(10만명당 13.8명)로 나타났다. 하지만 2000년 이후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던 자살률(인구 10만명당)이 지난 2006년(4.9명)에는 전년(6.4명)대비 1.5명 감소했다. 지난 2006년 청소년(5~24세)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남자는 5.0명, 여자는 4.8명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생의 흡연율도 지난 2000년에 비해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남자 고등학생의 흡연율은 지난 1997년 35.3%를 정점으로 2007년 16.2%로, 여자 고등학생도 2000년 10.7%에서 2007년 5.2%로 감소했다.
 
중학생의 경우에도 남학생은 2000년 7.4%에서 지난해 4.8%로, 여학생은 1997년 3.9%에서 지난해 2.6%로 감소했다.
 
음주는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경험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 음주 경험자(65.2%)의 1회 평균 음주량은 소주 5잔 이하(79.5%)였다. 성별로는 남학생은 소주 1병 이상 마시는 비율이 16.0%로 여학생 9.7%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 음주 경험자(65.2%)의 절반 이상은 중학교 2학년 이전에 처음으로 음주를 경험했는데 처음으로 음주를 경험한 평균나이는 13.2세이며, 남자가 13.0세, 여자가 13.4세로 남학생의 음주 경험이 조금 빨랐다.
 
지역별로는 읍면지역 학생들의 최초 음주연령이 평균 12.7세로 대도시(13.1세)나 중소도시(13.3세)에 비해서 낮게 나타났다.

◇ 인터넷과 휴대폰은 필수
 
인터넷과 휴대폰이 생활필수 요소가 된 지 이미 오래. 청소년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5~19세, 20~24세 청소년의 주간 평균 컴퓨터 이용시간은 각각 13.8시간(약 1일 2시간), 19.1시간(약 1일 2.7시간)으로 나타났다. 전년(2006년)보다 0.2시간씩 줄어들기는 했지만 청소년들의 하루 일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이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장소는 '가정'이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은 'PC방/게임방'이나 '학교'로 나타났다.
 
인터넷 이용시간이 많은 만큼 인터넷 상거래 이용도 많아 지난해 이들의 인터넷 상거래 이용률(최근 1년 이내)은 15~19세는 66.8%, 20~24세는 84.3%였다.
 
지난 2006년과 비교하면 15~19세는 61.4%에서 66.8%로, 20~24세는 76.6%에서 84.3%로 늘어났다.
 
인터넷과 더불어 필수 정보화 장비인 휴대폰 사용도 늘어 지난해 청소년의 이동전화 이용률은 15~19세에서 88.2%, 20~24세에서 98.4%로 조사됐다. 청소년(15~24세)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이동전화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 청소년은 떠나고 싶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가장 즐기고 싶은 여가활동은 '여행'인 것으로 조사됐다.
 
5~19세의 청소년들은 앞으로 하고 싶은 여가활동으로 여행(34.2%)을 꼽았다. 특히 15~19세(28.0%)보다 20~24세(41.0%) 청소년이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여가활동 중 여행의 비율이 15~19세에서는 0.7%, 20~24세에서는 2.6%로 매우 낮은 것과 상반되는 결과였다.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청소년(15~24세)들의 해외여행도 적지 않았다.지난해 이들의 해외여행 경험률은 9.9%이고, 그 중 관광목적이 79.6%, 어학연수 14.3%였다.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실제로는 'TV시청', '컴퓨터게임/인터넷'으로 여가를 보내고 있다.
 
15~19세의 청소년들의 여가활동은 컴퓨터 게임/인터넷(25.1%), TV시청(23.3%)이 높았고, 20~24세에서는 TV시청(21.7%), 사교 관련활동(18.5%)이 높았다.
 
이들의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률은 78.3%였는데 이 가운데서도 영화관람 경험이 93.1%로 가장 높았다.
 
청소년의 독서율은 79.3%이고, 독서인구 1인당 평균 독서권수는 24.3권이었다. 교양서적의 독서율이 71.5%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은 잡지류가 43.9%로 높게 나타났다.

◇ 청소년 안전지대가 줄고있다
 
지난 2006년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8903건이고, 그 가운데 아동학대 사례는 5202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1년과 비교하면 신고건수는 2.2배 가량 증가했고(4133건→8903건), 아동학대 사례는 2.5배 가량 증가했다.(2105건→5202건)
 
발생유형별로는 방임이 2035건으로 가장 높으며, 중복학대 유형을 제외하면 그 다음으로는 정서학대(604건), 신체학대(439건), 성학대(249건), 유기(76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급우·또래로부터 폭력피해를 당한 중고등학생은 10명 중 2명(21.5%)이었다.
 
유형별로 급우·또래로부터 폭력을 당한 경험은 욕설/협박이 14.2%, 금품갈취가 8.8%, 폭행이 7.6%, 집단따돌림이 3.1%였다.
 
반면에 본인이 아닌 "주변에서 폭력 피해를 목격한 경험"은 욕설/협박이 26.5%, 금품갈취가 19.4%, 폭행이 23.8%, 집단따돌림이 19.3%로 나타나 실제 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률보다 10%p 이상씩 높게 나타났다.
 
결국 드러나지 않은 폭력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들은 폭력 피해를 당하면 친구(7.6%), 가족(6.2%), 선생님(4.4%) 순으로 피해사실을 알리며, 전체 조사 대상자의 5.5%는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학생 범죄자의 범행동기는 주로 우발적(27.3%)이거나 호기심(13.0%)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돼 주변의 관심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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