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영화 ‘반도’가 개봉 당일인 15일 오후 3시 기준 사전 예매율 87%를 기록 중이다. 예매 관객 수만 이 시간 현재 17만 8000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수치라면 개봉일 오프닝 스코어 10만 이상은 충분하다. ‘반도’의 총 제작비는 190억 수준이다. 이 기준을 잣대로 계산하면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570만이다. 하지만 여러 언론과 이 영화의 투자 배급사인 NEW 측에 따르면 약 250만 수준에서 손익분기점이 발생할 전망이다.
매년 여름 극장가 블록버스터 대전을 제외하고서도 영화 흥행작 기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손익분기점’ (Break-Even Point·BEP)이다. 영화 한 편을 만드는 데 투입된 총 자금을 회수하게 되는 지점, 다시 말해 투자와 수입이 ‘제로’가 되는 상황이다. ‘손익분기점’ 이후부터 실질적인 순수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먼저 손익분기점은 극장 관람료를 기준으로 계산이 된다. 1만원의 극장 관람료는 이른바 부율로 나뉜다. 투자배급사가 5.5, 극장이 4.5의 지분을 갖는다. 1만원의 돈은 5500원이 투자 배급사의 몫이고, 4500원이 극장 몫이 된다. 이 돈 가운데 투자배급사 몫인 5500원은 배급 수수료 제작사와 지분 비율 등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 즉 대략 3300원 정도가 1명의 관객이 관람한 금액의 영화 순수익으로 남는다. 결과적으로 총 관람객 숫자와 3300원을 곱하면 해당 영화의 순수익이 발생한다. 반대로 손익분기점은 총제작비를 관객 1인당 발생되는 순수익으로 나누면 된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만남에서 “일반적으로 이런 방식으로 손익분기점을 계산하기도 하지만 제작비 규모의 3배 정도로 보는 게 손익분기점을 예측하는 방식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이후 극장가 개봉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인 ‘#살아있다’의 총제작비는 74억 규모로 알려졌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220만 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반도’ 개봉 전 NEW 측은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을 250만 수준으로 조정했다. 제작비 규모의 3배 정도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는 설명을 역으로 계산해 대입하면 ‘반도’의 총 제작비는 80억 수준이 된다. 하지만 공식적인 ‘반도’의 총 제작비는 190억이다. 손익분기점 계산법에서 ‘반도’는 320만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금액으로만 환산해도 100억이 넘는 규모다. 이유는 있다.
뉴스토마토와 만난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달라진 시장 상황을 언급했다. 해외 수출 규모 그리고 부가판권 시장의 확대 등이 영화 매출에 대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단 점이다. 실제로 ‘반도’는 개봉 전 무려 185개국에 선 판매가 됐다. 개봉일과 개봉 이후까지 고려하면 190개국에서 최대 200개국에 육박하는 국가에 ‘반도’가 판매될 전망이다. 이 금액만으로도 ‘반도’ 총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개봉 전에 회수한 셈이다.
여기에 OTT플랫폼 확대도 영화의 손익분기점 지표 변화에 영향을 끼친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국내 여러 OTT플랫폼이 콘텐츠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 IPTV까지 가세한 부가판권 시장은 이제 예년과는 비교가 안 된다.
이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1020을 넘어 2030세대 나아가 극장 소비의 메인 타깃 층인 3040세대까지 부가판권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영화가 성공했단 지표의 바로 미터인 ‘손익분기점 돌파’는 부가판권 지표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결국 영화계 전체의 활성화 방아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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