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는 재계 총수들…미래차 'K-동맹' 가속
'빅4' 릴레이 회동 재현 가능성…배터리 넘어 자율주행 등 협업 논의 확장 전망
2020-07-16 14:44:31 2020-07-16 14:44:31
[뉴스토마토 전보규·김광연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두 달 만에 다시 만나면서 미래차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내 대기업간 협력 이른바 'K-동맹'이 가속할 전망이다.
 
정 수석부회장과 이 부회장의 두 번째 회동에서는 전기차 배터리를 넘어 자율주행 등 미래차와 관련한 전반으로 논의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릴레이 만남도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16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는 21일 현대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정 수석부회장을 만난다. 지난 5월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은 데 따른 답방 형식이다.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뉴시스
 
두 사람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삼성의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전지 기술 현황을 공유하고 미래 전기차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전고체 전지는 1회 충전으로 800km를 주행할 수 있고 1000회 이상 재충전이 가능하다. 현재 쓰이는 리튬-이온 전지보다 용량이 크고 안전성이 높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번에는 배터리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범위가 미래차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시스템 반도체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고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반도체 칩을 위탁 생산 중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글로벌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뒤 자동차용 전장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에 인수된 뒤 하만은 자동차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오토'를 출시했고 지난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에서는 삼성전자의 IT 기술과 하만의 전장 기술이 집약된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의 '디지털 콕핏 2020'을 공개했다.
 
차세대 계기판인 '디지털 콕핏 2020'은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위해 운전석 옆과 전면 유리 앞에 각각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주행 정보를 제공하고, 운전석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인포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 14일 청와대가 주재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삼성, LG, SK와 협력해 세계 시장 경쟁에서 앞서 나서겠다"고 밝혔다는 점 등에서 구 회장, 최 회장과의 릴레이 만남이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5월 이 부회장에 이어 6월 구 회장, 최 회장을 각각 LG화학 오창공장,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에서 잇달아 회동한 바 있다.
 
오창공장에서는 LG화학이 개발 중인 장수명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서산공장에서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함께 서비스 플랫폼(BaaS, Battery as a Service),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 확충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2013년 전장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LG는 지난 1월 CES 2020에서  한층 강화된 '웹OS 오토' 생태계를 선언하며 전폭적인 투자를 시사했다. '웹OS 오토'는 리눅스 기반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커넥티드 카 서비스 허브 역할을 하도록 인터넷 라디오, 비디오 스트리밍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량용인 플라스틱(P)-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영역도 개척 중이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9월 출시되는 벤츠 S클래스에 P-OLED를 독점 공급하기로 했고 지난 2월에는 캐딜락에 P-OLED 기반 '디지털 콕핏'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
 
SK그룹은 CES 2020을 통해 자동차 내장재와 범퍼, 차세대 라이다와 AI 기반, HD 맵 라이드 업데이트 기술, 반도체 솔루션, 경량화에 필요한 PCT 필름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였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목표물에 방출해 지형지물을 감지하는 기술로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한다.
 
국내 기업이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차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시장을 선도해나가기 위해서는 동맹이 필수다. 완성차 개발·생산뿐 아니라 반도체와 통신,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23종의 전기차를 선보이고 2025년까지 100만대 판매, 시장 점유율 10% 이상으로 전기차 부문 글로벌 리더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도심형 항공기 UAM도 2028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UAM은 항공·자동차산업과 교통체계에 완전히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으로 2040년 1조5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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