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아시아나 매각이 불발될 시 최대한 신속하게 재매각을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먼저 아시아나 경영정상화가 될 때까지 기안기금을 통해 충분히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매각 방식으로는 계열사 분리매각도 고려하고 있다. 매각 대상으로는 국내 대기업 그룹도 마다하지 않고 모두 열어놓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산업은행은 3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이슈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날 브리핑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이 진행했다.
채권단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요구한 아시아나 재실사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면서도, 인수를 전제로 한다면 제한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최 부행장은 "재실사 요청은 통상적인 M&A 절차에서 전혀 없던 경우"라며 "인수가 전제된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환경 분석, 재무구조 개선대응 등의 목적으로 제한된 범위내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매각이 무산되면 기안기금 지원이 가능하다는 걸 재확인했다. 아시아나가 산업은행법 시행령에 정한 기금 대상에 충족되므로, 경영정상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부행장은 "다만 규모나 방식은 기안기금운용심의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매각이 무산되면 재매각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최 부행장은 "아시아나 경영정상화가 가장 우선 목표"라면서 "이후 시장여건이 허락하면 재매각을 최대한 빨리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방식으로는 계열사 분리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최 부행장은 "영구채 출자전환 외에도 경영안정화 후 시장상황을 고려해 계열사 분리매각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매각은 제대로된 인수주체가 나타나야 가능하다"며 "매각대상으로 대기업 그룹도 열어놓겠다"고 밝혔다.
계약이 무산된다면 남은 쟁점은 계약금 반환이다. 현산이 이번 아시아나항공에 매각 관련 납입한 계약금은 2500억원이다. 그간 현산 측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가 선행조건 충족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만큼, 계약 반환금 전체 상환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채권단은 계약금 반환에 선을 그었다. 이동걸 회장은 "금호와 채권단 입장에서는 하등 잘못한 것이 없다"며 "모든 법적인 책임은 현산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산의 주장은 상당부분 근거가 없다"며 "계약 무산은 현산측이 제공한 원인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이동걸 회장은 "항공산업의 미래를 우리가 생각할 때 이런 불확실한 상황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산도 금호도 계약의 당사자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열어놔라. 진중하게 마지막 협의를 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일 온라인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 산업은행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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