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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 폭발 4000여명 사상…사고?공격? 의견'분분'
레바논, 5일 '애도의날' 선포…2주간 비상사태 선언
2020-08-05 16:24:04 2020-08-05 16:24:04
[뉴스토마토 이보라·이성휘 기자] 지중해 연안국가인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초대형 폭발로 100여명이 숨지고 4000명이 부상한 참사가 일어났다. 수색작업이 진행될수록 사망자와 부상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폭발원인은 다량의 질산암모늄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배후세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까지 파악된 한국인 피해는 없다.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 5일(현지시간) 처참한 현장이 보인다. 이번 대폭발로 지금까지 78명이 숨지고 370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으며 정확한 폭발 배경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항구 창고에 6년간 보관했던 질산암모늄 2750t이 큰 폭발을 일으킨 것은 확인됐다. 이번 대참사에 세계 각국이 지원과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 사진/AP·뉴시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된 동영상과 외신들을 종합하면 4일(현지시간) 오후 6시 넘어 베이루트 항구의 한 창고에서 연기가 피어나더니 연기가 회색에서 암적색으로 변하고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섬광이 비쳤다. 이내 원자폭탄이 터진 것처럼 구형의 흰구름이 부풀어올라 버섯모양으로 하늘로 치솟았다. 첫번째 폭발은 작았지만 두번째 폭발규모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레바논 적신월사(적십자사)는 5일 성명을 내고 "지금까지 4000명 이상이 부상당했고,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5일을 국가 애도일로 선포하고, 미셸 아운 대통령은 2주간 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최고국방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레바논 당국은 항구쪽에 오래 보관돼 있던 인화성물질인 질산암모늄을 이번 폭발 원인으로 추정했다. 하산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는 약 2750톤의 질산암모늄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고 밝힌 상황이다. 질산암모늄은 농업용 비료로, 화약 같은 무기 제조의 기본원료로 쓰인다.
 
현재까지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에는 유엔 평화유지 활동을 위해 파견된 동명부대 280여명과 국민 140여명이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외교부는 "레바논 정부와 협조해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지속 확인하고, 피해 확인 시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도 "동명부대는 사고 현장과 거리가 있어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동명부대가 파병된 레바논 남부 티르 지역은 사고가 발생한 베이루트 지역과는 80㎞가량 떨어져 있다. 
 
이번 폭발 원인과 배후세력 등에 대해 레바논 당국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이 폭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한 공격"이라며 테러가능성을 제기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CNN에 "공격으로 볼 징후가 없다"고 전했다. 배후세력으로는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이스라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보라·이성휘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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