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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멸 위기 LCC)③파산 코앞인데..."정부 지원금은 하늘의 별따기"
마른 수건짜는 자구책 시행하고 있지만…"이제 한계"
고용유지 지원금 없으면 구조조정 피하기 어려울 듯
2020-08-10 06:01:17 2020-08-10 06:01:17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코로나19 발 국제선 셧다운으로 유동성에 빨간 불이 들어온 저비용항공(LCC) 업계의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순환 유급휴직을 하면서 최대한 고용유지에 힘을 쏟고 있고 흥행이 어려운 걸 알면서도 유상증자도 추진하고 있다. 악착같은 자구노력만이 정부의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고 정부 지원만이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정부가 LCC에 지급 중인 고용유지지원금이 모두 만료된다. 그동안 LCC들은 정부의 특별고용업 지정으로 평균 임금의 70%가량을 지원받아 유급 순환 휴직제를 유지했지만, 연장되지 않는다면 무급휴직 전환 외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을 기점으로 정부가 모든 LCC에 지급 중인 고용유지지원금이 만료된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에 주기되어 있는 여객기. 사진/뉴시스
 
업계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고정비 지출이 많고 국제선 의존도가 높은 LCC는 사실상 추가 지원 없이 하반기를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며 "그동안 정부 지원으로 인력 구조조정은 막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한계가 왔다"고 우려했다.
 
LCC들이 받은 정부 지원금은 3000억원과 고용유지지원금 정도다. 지난 2월 항공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국책은행 금융 패키지를 통해 항공사당 3000억원을 지원했는데 실제 집행 금액은 2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도 자금 위기가 계속 되자 LCC 업계 1~2위인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최근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제주항공은 1584억원, 진에어는 1092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유상증자 흥행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앞서 501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티웨이항공은 최대주주의 청약 참여율이 저조해 무산됐다. 최대주주인 예림당의 자금난과 코로나19 발 항공업 불확실성에 따른 자금 대출 어려움이 이유였다. 제주항공도 최근 유상증자 추진을 두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 인수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상증자는 정부의 추가 지원을 받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지난 3일 KDB산업은행은 각 LCC가 내년 1분기까지 필요한 자금 수요에 대한 실사를 마쳤으며 추가 지원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각 항공사의 강도 높은 자구책을 지원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당시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LCC)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병행되는 인력 구조조정을 배제한 각 사의 자구안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구책의 일환으로 무급휴직도 지속하고 있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최근 전 직원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무급휴직으로 전환 시 정부로부터 기본급의 50%를 지급받을 수 있는데, 휴직 1개월 전 고용노동부에 신청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서둘러 무급휴직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에 앞서 티웨이항공도 같은 이유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전환 신청을 받았다. 
 
단 항공사들은 정부가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을 연장할 경우 무급휴직이 아닌 유급휴직으로 재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지원금 지급 기한 연장을 결정했지만, 행정 절차가 남아있어 당장 구속력은 없는 상태다. 
 
업계에선 산업 규모를 고려하더라도 정부의 국내 항공업 금융 지원 규모가 외항사들이 받는 지원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현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에 2조9000억원, LCC에 3000억원 등 총합 3조2000억원가량을 내놨다. 미국은 여객항공사 임금지원프로그램(PSP)을 통해 항공업계에 250억달러(약 30조4000억원)를 지원했다. 독일도 루프트한자에 90억유로(약 12조원), 프랑스는 에어프랑스에 70억유로(약 9.5조원)을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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