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비대면(언택트) 경쟁 확대에 따라 은행들이 오픈뱅킹을 중심으로 모바일 뱅킹 앱 화면구성을 개편하고 있다. 고객이 보유한 은행 전 계좌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면서 과거처럼 자기 은행만을 내세우는 전략에서 탈피하는 모양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모바일 뱅킹 앱인 '우리WON뱅킹'에서 제공하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메인화면에 배치하는 개편을 진행했다. 고객이 자신이 보유한 다른 은행 계좌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고, 계좌 총액도 확인이 가능하도록 해 전체 금융 자산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제고한 것이다.
기업은행도 첫 화면에 오픈뱅킹 서비스를 배치해 고객이 바로 자신이 등록한 전 계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자행의 뱅킹 앱인 '아이원(i-ONE) 뱅크'를 개편했다. 메인 계좌조회 화면에 다른 은행 계좌도 등록할 수 있도록 해 기업은행 계좌처럼 조회·이체 등을 할 수 있다는 게 은행측의 설명이다.
SC제일은행은 역시 지난달 'SC제일은행 모바일뱅킹' 앱 개편을 진행하면서 '은행권 통합계좌정보 서비스'을 선보였다. 고객이 보유 중인 다른 은행의 예금, 대출, 펀드, 신탁 등 금융상품 계좌 정보와 입출금 통장 실시간 거래내역까지 한 눈에 조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조형기 SC제일은행 디지털·퍼스털뱅킹사업부 상무보는 "핀테크를 선도하는 은행으로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은행들이 잇단 개편된 앱 공개에 나서는 이유는 코로나19로 내외적 언택트 중요도에 인식이 더욱 커진 데다 계속해 정부가 관련 경쟁 확대를 부추기는 이유로 풀이된다. 코로나발 사회 변화에 따라 은행들은 영업전반에 대한 비대면화를 다시금 고심하고 있으며 속도도 이전보다 가속하고 있다.
더구나 업권에선 정부가 추진 중인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오픈뱅킹이 '오픈 파이낸스(개방형 금융)'로 확장하면 고객이 은행보다 주로 사용하는 앱에 주목하는 이른바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을 비롯해 카드사, 보험사 등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정보를 한데 모아 관리할 수 있다. 이에 주요 은행들은 비대면 자산관리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최대한 고객을 묶어두는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인공지능·머신러닝 기술을 확대해 자사의 맞춤형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고객 유치 전략도 함께 모색 중이다.
고객이 한 은행 뱅킹 앱을 이용해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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