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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부터 라우리까지…서울시향, 첫 실내악 앨범 '콜라주'
2020-08-26 11:52:54 2020-08-26 11:52:54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서울시향은 1945년 설립된 고려교향악단을 연원으로, 한국 교향악계의 질적 도약과 클래식 음악 저변확대에 크게 기여해왔다.
 
2005년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이후, 첫 음악감독인 정명훈 지휘자의 리더십 아래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국제적으로 성장했고 올해 1월 핀란드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가 제2대 음악감독으로 취임했다. 이안 보스트리지(2018), 크리스티안 테츨라프(2019), 호칸 하르덴베리에르(2020) 등 세계적 음악가를 올해의 음악가로 영입하며 예술적 안정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강은경)의 전·현직 서울시향 단원들이 2017, 2019년에 녹음한 실내악 앨범이 유니버설뮤직그룹 (Universal Music Group, UMG) 산하 데카(Decca) 레이블을 통해 26일 발매된다. 국내 오케스트라가 실내악 음반을 발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악 사중주, 플루트와 하프 이중주, 목관 오중주 등 다양한 실내악 편성으로 바흐, 베토벤부터 라우리 등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의 레퍼토리를 한 장의 음반 ‘콜라주(Collage)’에 담았다. 
 
서울시향 ‘콜라주(collage)’ 앨범 커버. 사진/유니버설뮤직
 
첫 곡은 서정적인 민요풍 선율이 흐르는 차이콥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현악 사중주 1번 2악장)다. 네 명의 연주자로 웅대한 음향의 합주를 표상하는 현악 사중주는 대우주 속의 소우주를 효과적으로 그릴 수 있는 실내악 양식이다.
 
피아노 독주로 잘 알려진 드뷔시의 ‘아마빛 머리의 소녀’를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편곡 버전으로 실렸다. 발티카 비올라 콰르텟은 1988년생인 젊은 현대 작곡가 라우리의 네 대의 비올라를 위한 ‘로만자’를 연주했다. 영성이 담긴 민요풍의 음악으로 4대의 비올라가 각각 자신의 주장 내세우면서도 경쟁을 부각하지 않는 대화를 주고받는 조화로움을 펼쳐낸다.
 
바흐의 음악을 편곡한 코바치의 곡도 수록됐다. 바흐가 코랄(합창)의 선율을 활용하여 오르간을 위해 쓴 작품 중 세 개가 헤어만 요리슨에 의해 호른 사중주를 위한 실내악곡으로 편곡돼 담겼다. 
 
앨범은 1787년 베토벤이 그의 영웅 모차르트를 만났을 때 모차르트가 작곡하려 했던 오페라 ‘돈조바니’의 ‘그대 손을 잡고’에 의한, 두 대의 오보에와 잉글리시호른을 위한 변주곡 ‘WoO 28’으로 마친다.
 
이 외에도 북아일랜드 민요로 전승되어 내려온 ‘대니 보이’, 브라질의 타악기 주자이자 작곡가 로사우로의 ‘마림바와 플루트를 위한 두 개의 작품’ 등이 수록됐다.
 
서울시립교향악단 Seoul Philharmonic Orchestra. 사진/서울시향
 
이번 서울시향 실내악 앨범은 세계 음악 시장의 약 30%을 차지하고 있는 유니버설뮤직그룹의 대표 클래식 레이블인 데카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다. 올해 91주년을 맞이하는 데카 레이블은 1929년 설립된 대표적인 클래식 레이블이다. 카라얀, 샤이, 줄리니, 마젤, 뒤투아, 하이팅크, 메타, 프레빈, 등 거장 지휘자들이 데카 레이블을 통해 명반을 남겼고, 안드라스 쉬프, 라두 루푸, 넬슨 프레이레, 정경화, 브렌델, 굴다, 아쉬케나지 등 명연주자들 역시 데카 레이블을 통해 전설적인 앨범들을 녹음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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