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스마트폰에서 다른 애플리케이션들을 무단 차단하고 있는 쉬프트웍스의 모바일 백신 '브이가드' 보급을, 금융당국과 코스콤이 사실상 독려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됩니다.
앞으로는 이 백신이 은행권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에 의무 탑재될 예정이어서, 공공기관들이 앞장서 모바일생태계 교란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금융사 IT 관계자들과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스마트폰의 보안 취약점 여부와 대처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태스크포스는 금융사들에게 모바일 악성코드 예방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회사별로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코스콤은 자체 보안 소프트웨어인 '안심백신모바일'을 개발하면서, 핵심 엔진으로 '브이가드'를 채택했습니다.
안심백신모바일은 국내 10여개 증권사에서 사용 중이고, 브이가드를 직접 사용하는 증권사도 상당수 있습니다.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사실상 브이가드를 탑재한 겁니다.
이와 관련해 모바일 보안전문가들은 애초 금감원이 모바일 악성코드 차단 지침을 내린 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등 스마트폰에서는 악성코드를 이용한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엉뚱한 지침을 내려 관련 업계에 피해를 끼쳤다는 겁니다.
한 어플 개발자는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OS설계가 원천적으로 다른 어플이 어떤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돼 있다"며 "금감원이 모바일 보안문제를 과대 평가해 잘못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코스콤이 '브이가드'가 각 개인의 안드로이드폰에서 다른 어플들을 무단으로 차단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이를 채택한 것은 더욱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악성으로 진단돼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오를 경우 소형 개발사들이 쉬프트웍스에 빼달라고 사정을 해야되는 상황"이라며 "누가 쉬프트웍스에게 그런 권한을 줬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주무 부서인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쉬프트웍스가 모바일 보안 문제를 계속 제기해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일이 있다"며 "제기된 문제와 관련된 내용을 잘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스토마토 손정협 기자 sjh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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