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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탄소화 기조에 순항하는 조선업계
입력 : 2022-03-21 오후 5:29:35
현대중공업그룹이 21일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 일정을 시작합니다. 조선업 불황이 시작된 2014년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채용은 글로벌 조선업황 개선에 따른 수주물량 증가와 더불어 조선업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에 있는 친환경·스마트 선박 분야의 연구개발 및 엔지니어링 관련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채용 배경을 밝혔습니다.
 
그룹에서 조선부문을 맡은 한국조선해양은 높은 수주 실적을 자랑합니다. 최근 아시아, 오세아니아 선사와 2만2000입방미터(㎥) LPG 운반선 1척과 2800TEU급 컨테이너선 4척 건조 계약을 맺었습니다. 컨테이너선에는 LNG 이중연료 추진 레디 디자인이 적용됐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59척 63억7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 174억4000만 달러의 36.5%를 달성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의 LNG 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다른 회사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미주 지역 선주로부터 LNG 운반선 2척을 5210억원에 수주했습니다.
 
해당 LNG 운반선은 17만4000㎥급 대형선으로 고압 이중연료 추진엔진(ME-GI)과 재액화설비가 탑재돼 있습니다. 스마트 에너지 세이빙 시스템인 축발전기모터시스템(SGM)과 공기윤활시스템(ALS) 등 연료 효율은 높이고 이산화탄소와 황산화물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신기술이 적용됐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운반선 7척, 컨테이너선 6척, 해양플랜트 1기, 창정비 1척 등 약 34억7000만 달러 일감을 확보해 올해 목표액 89억 달러의 39%를 달성해 놓았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유럽 지역 선사로부터 6091억원 규모 70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했다고 지난 11일 공시했습니다. LNG 이중연료 추진 시스템에 다양한 연료 저감 기술이 적용된 친환경 선박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8척, 13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 88억달러의 15%를 달성했습니다.
 
이렇게 한국 조선업계가 빠른 신규 수주를 자랑하는 배경에는 세계적인 탈탄소 기조가 있습니다.
 
국제연합(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줄이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지난해 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연간 2%씩 탄소를 감축하는 안을 채택했습니다.
 
세계 주요 해운 보험사들도 지난해 탄소중립에 발맞춰 선사와 해운 기업 대출을 결정할 때 기후 변화 요소를 고려하는 '포세이돈 원칙'을 수용했습니다. 포세이돈 원칙은 2019년 세계해사포럼(GMF) 산하 해운 금융기관 등이 IMO 친환경 정책을 이행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세운 원칙입니다.
 
이에 조선업체들은 탈탄소 연료의 교두보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기술을 비롯해 암모니아, 수소 등을 대체 연료로 쓰는 저탄소 선박 추진 기술 개발에 한창입니다.
 
탈탄소화에 발맞춰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7일 한국석유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암모니아를 추진 연료로 쓰는 저탄소 암모니아 운반선 등 개발을 주도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중공업도 대규모 선박 개조 없이 메인 엔진이나 엔진 축에서 엔진 출력을 계측해 제어·관리하는 스마트 출력시스템 SSPL 상품화에 나섰습니다. 최근 한국 선급인 KR 기본 인증을 받았고 올 하반기 제품 출시 예정입니다.
 
출범을 앞둔 윤석열 정부의 공약에 조선 산업 지원이 담겨 있는 점도 기대할 점으로 거론됐지만 업계는 큰 기대가 없는 모양입니다. 정부의 정책에 기대하기 보다 스스로 개척해온 부분이 많아 자체적인 노력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언입니다.
 
그래도 새 정부가 저탄소 배출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생산·수주 확대와 연구개발 지원을 약속한만큼 조선산업에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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