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위철환)가 헌법재판소장 임명 지연과 관련해 "국회와 정부의 헌법기관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헌재의 기능 정상화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변협은 7일 성명서를 통해 "이강국 전 소장의 퇴임 이후 40여 일 넘게 송두환 재판관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송 직무대행자마저도 곧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7인 체제로 운영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며 "지금의 헌재사태로 인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협은 "결원 등에 의한 헌재의 변칙적 운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더 심각한 문제는 이제 와서 헌재소장이 임명되고 재판관이 임명된다하더라도 근본적으로 제도를 뜯어 고치지 않으면 앞으로 이런 문제가 계속해서 생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헌법재판소법상 재판관 임기 만료나 정년 도래일까지 후임자를 임명해야 하지만 이를 어길 경우 강제할 방법이 없고 국회나 정부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이는 청문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후보의 지명,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행해지는 국회의 고무줄 청문회, 신속한 후속조치 결여라는 3박자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비판했다.
변협은 이어 "법률에 규정된 바대로 헌법기관을 제대로 구성하지 않는 대통령과 국회의 직무유기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더 이상 이와 같은 헌법기관에 대한 모독과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당리당략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헌재의 기능이 신속하게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뜻을 같이 하는 시민단체 및 국민들과 연대해 법치주의 수호와 기본권 보장을 위한 범국민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헌재는 지난 1월 21일 이강국 전 소장 퇴임 이후 40여 일 넘게 송두환 재판관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송 직무대행자마저도 오는 21일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후임인선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구체적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