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청구는 민사소송이 아니라 행정소송인 당사자소송의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국가의 부가세 환급세액 지급의무를 부당이득 반환의무로 보고 민사소송 절차를 거치게 했던 종전의 대법원 판결을 변경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아시아신탁(주)가 국가를 상대로 낸 양수금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 판결을 관할위반이라고 판단해 취소하고 의정부지법으로 이송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납세의무자에 대한 국가의 부가세 환급세액 지급의무는 그 납세의무자로부터 어느 과세기간에 과다하게 거래징수된 세액 상당을 국가가 실제로 납부받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부가세법령의 규정에 의해 직접 발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면 그 법적 성질은 부당이득 반환의무가 아니라 부가세법령에 의해 그 존부나 범위가 구체적으로 확정되고 조세 정책적 관점에서 특별히 인정되는 공법상 의무로 봐야 한다"며 "이에 대응하는 국가에 대한 납세의무자의 부가세 환급세액 지급청구는 민사소송이 아니라 행정소송법 3조 2호에 규정된 당사자소송의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판시했다.
당사자소송은 행정소송의 한 형태로 행정청의 처분에 기초한 법률관계나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소송을 말한다. 즉, 부가세 환급세액 지급청구는 부가세법령에 따라 직접 발생하는 것으로 민사소송이 아닌 행정소송으로 다퉈야 한다는 것이 판결의 취지다.
아시아신탁은 2009년 3월 J건설사와 파주 헤르만하우스 2차 신축분양사업 시행을 위한 관리형 토지신탁계약 및 사업약정을 체결하면서 이 사업에 관한 부가세 환급금채권을 양수받기로 약정했다.
이후 아시아신탁은 J사에게서 계약 당시로부터 지난해 1월까지 발생한 부가세 환급채권을 양도받은 뒤 2009년 4월 J사를 대리해 파주세무서장에게 채권양도통지를 한 다음 양수금 13억9000여만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파주세무서장은 채권양도의 목적이 된 부가세환급금이 과세기간과 환급금 발생기간이 달라 특정할 수 없다며 양수금 지급을 거절했다. 이에 아시아신탁이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아시아신탁의 주장을 받아들였으나 2심 재판부는 사건이 당사자소송이라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행정사건 관할법원인 의정부지법으로 이송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