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정관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이 16일 항소심에서도 징역 8년을 선고 받았다.
유 회장은 검찰 수사단계에서 '영업정지 무마' 등을 위해 여·야 의원들과 각계 권력자들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유 회장과 연루된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올랐던 정관계 인사만 10여명이다. 유 회장과 '전·현직 실세 정치인'이라는 교집합으로 묶여 있는 이들은 '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에 넘겨진 이후 대부분 유죄를 선고 받았다.
◇MB 사촌처남 김재홍 이사장 징역형
지난 2011년 초 제일저축은행 비리수사가 전방위로 번지면서 가장 먼저 불똥을 맞은 사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촌처남 김재홍 전 KT&G 복지재단 이사장이다.
그 해 12월 유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그는, 지난해 4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3억9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 전 이사장이 같은해 9월 상고를 취하해 형이 확정됐다.
김 전 이사장과 같은 달에 기소된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구속기소)의 보좌관 박배수씨는 지난 3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월에 추징금 10억6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유명 정치인 가운데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정형근 전 새누리당 의원, 김택기 전 열린우리당 의원도 지난해 2월 함께 사법처리됐다.
◇이광재 지사 ·정형근·김택기 의원 유죄
이후 이 전 지사는 지난 1월 항소심에서 벌금 5백만원과 추징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정 전 의원도 벌금 800만원과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 전 의원도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에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반면 유 회장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3월 기소된 이철규 전 경기경찰청장(치안정감)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전 청장이 유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스폰서 관계로 추측되고 심증이 간다"면서도 "유 회장이 이 전 청장에게 돈을 건넨 시간과 장소, 경위가 명확하지 않아 이러한 의심만으로는 이 전 청장을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윤진식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2월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아 의원직 상실 위기에 놓였다. 현행법 상 집행유예를 포함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법원은 윤 의원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4000만원을 선고했다.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도 '유 회장과 인연' 낙마
유 회장과의 연루 의혹이 사법처리로만 끝난 것은 아니다. 잘 나가던 고관들도 그와의 관계가 집중 조명되면서 낙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검찰출신 몫의 대법관 후보였던 김병화 전 인천지검장(57·사법연수원 15기)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 중 유 회장과의 전화통화 사실 등 청탁로비 의혹이 집중 부각되면서 후보자직을 사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