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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화이', 괴물이 만들어졌다
시종일관 넘치는 에너지..완벽한 연기력
입력 : 2013-10-07 오후 2:33:44
(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한국영화가 오랜만에 센 영화를 만났다. 인간의 깊은 극한점까지 가는 감정라인도 세고, 폭력의 수위도 세다.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이하 '화이')는 2003년 '올드보이' 이후 가장 강렬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화이'는 범죄조직 낮도깨비(김윤석, 조진웅, 장현성, 김성균, 박해준)에 의해 길러진 소년 화이(여진구 분)가 우연히 마주하게 된 진실을 알고, 아버지라 불렀던 낮도깨비에 대한 갈등과 복수를 담은 영화다.
 
영화는 첫 지하철 신부터 마지막 엔딩까지 에너지가 넘친다. 과잉에너지라고 할 만큼 강한 힘에 짓눌린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매 순간 순간 무게감이 크며, 화려하고 잔인한 액션은 숨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본성이 착한 성향의 화이와 이런 화이를 괴물로 만들려고 집착하는 본성이 악한 석태(김윤석 분)의 대립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김윤석은 영화 '황해'의 면정학 캐릭터 보다도 더 강한 무력을 가진 듯한 석태로 등장한다. 그런 김윤석에 조금도 뒤쳐지지 않는 연기력을 발산한 여진구는 가히 괴물연기자라고 할 만하다.
 
극중 여진구가 오열하는 장면이나, 장현성을 상대로 분노를 표현하는 장면, 병원에서의 액션신, 카체이싱 장면은 17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다. 장준환 감독이 원한 순수함과 짙은 감정 모두가 선을 넘지 않고 표현된다.
 
화이의 또 다른 아버지 김성균, 조진웅, 박해준, 장현성의 연기력도 극의 수준을 높인다. 극 초반 잔인한 웃음소리로 섬뜩함을 전해주는 김성균, 화이의 엄마처럼 매번 그를 아끼는 말 더듬이 조진웅, 차분한 아빠 같은 장현성, 친근한 삼촌 같은 박해준 모두 자신의 역할 이상을 충실히 수행한다.
 
더불어 범죄조직보다 더 나쁜 경찰 박용우, 분량이 얼마 되지 않지만 단 한 신만큼은 완벽히 자기 것으로 만든 유연석, 집안의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영주 역의 임지은까지 하나같이 강렬하다.
 
화려하고 잔인한 액션은 이 영화의 장기다. 매섭게 쫓고 쫓기는 카체이싱, 총과 칼과 손을 거치면서 드러나는 피튀기는 액션은 속도감까지 살아있어, 청각과 시각을 시종일관 자극한다.
 
'선과 악'에 대한 재조명을 해보자는 질문도 이 영화가 재미를 주는 요소다. 위악이더라도 악해져야 한다는 석태와 위선이더라도 선을 택하겠다는 화이의 대립은 '화이'가 액션만 화려한 영화가 아님을 보여준다.
 
우리네 일상의 가부장적인 아버지들이 "내 아들은 이래야 한다"는 전제 아래의 가르침이 과연 옳은 것인가하는 질문을 던진다. 그러다보니 더욱 깊은 여운이 남는다.
 
(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감정선이나 액션, 메시지, 연기 등 어느 하나 튀는 부분이 없다. 최근 나온 그 어떤 영화보다 만듦새가 좋다. 10년 전 '지구를 지켜라'로 엄청난 호평을 받은 장준환 감독의 진가가 그대로 발휘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석태가 화이를 사랑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영화 말미에는 '석태가 진심으로 화이를 사랑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영화 내적으로는 설명이 모호하다. 그래서인지 약간의 허전한 맛이 맴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1만원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 영화다. 팔이 잘리고, 피가 낭자하는 잔인함에 대한 인내심이 있는 관객이라면 꼭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서늘해지는 가을, 괴물들이 만들어낸 광기에 빠져보라고 말하고 싶다.
 
상영시간 129분. 10월 9일 개봉.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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