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올해 가요계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좋은 앨범과 공연이 쏟아져 나왔다. 신예나 스타나 거장이나 저마다 자신만의 색깔로 대중의 귀를 즐겁게 했다.
아이돌은 물론 중견가수와 아이돌 출신 신인 등 다양한 가수들이 앞다퉈 음반을 발매하면서 매월 '음원 전쟁'이 펼쳐졌다. 이뿐 아니라 록페스티벌, 내한공연을 비롯한 공연시장도 커졌으며, 대형 음악행사들이 즐비했다. 아울러 드라마 OST가 음원차트를 휩쓰는 진기함도 보였으며, tvN '응답하라 1994'를 필두로 90년대 노래가 흥행하고 있다.
좋은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국내 연예계 사상 유래없는 디스전이 래퍼들 사이에서 벌어졌으며, 일부 작곡가들은 계속해서 표절시비에 휩싸이며 불명예를 안았다.
국내에서 만개한 2013년 가요계를 돌아봤다.
◇크레용팝-EXO(맨위부터) (사진제공=CJ E&M, SM엔터테인먼트)
◇크레용팝과 EXO, 올해의 새 얼굴
크레용팝은 개개인의 특출난 능력보다 팀의 색깔을 뚜렷하게 해 아이디어로 돌풍을 일으킨 그룹이다. 지난 6월 발표한 '빠빠빠'가 뒤늦게서야 인기를 끌었고, 각종 음원차트에서 뒤늦게 순위권에 올리는 역주행을 이끌었다.
이른바 '직렬5기통춤'과 헬멧, 트레이닝복은 크레용팝을 상징하는 키워드가 됐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듯 했지만, 일본걸그룹 모모이로클로버Z와 의상콘셉트가 비슷하고, 극우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에서 활동했다는 의심을 받으며 역풍을 맞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달 발표한 신곡 '꾸리스마스'가 표절논란 시비에 휩싸이기도 했다.
크레용팝이 아이디어로 성공했다면, EXO는 정석적으로 가요계에 새 바람을 일으킨 신인그룹이다. 지난 4월 데뷔한 EXO는 6월 정규앨범 '늑대와 미녀'로 인기를 누렸다.
독창적인 가사와 숨막히는 군무로 소녀팬을 사로잡았고, 지난 8월 '으르렁' 역시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다.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EXO의 앨범은 100만장 판매를 앞두고 있다. 이 기록은 지난 2001년 발표된 김건모 7집과 GOD 4집 이후로 전무한 기록이다.
가히 대세돌이라 불릴만한 EXO는 지난달 '2013 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드'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용필-이적(맨위부터) (사진제공=인사이트, 뮤직팜)
◇'노장은 죽지 않는다'..거장의 귀환
올해 5월 조용필은 정규앨범 19집을 통해 가요계로 컴백했다. 방송출연을 자제하고, 오롯이 콘서트로 팬들에게 보답했다. 그가 선보인 '헬로'(Hello)는 20대 가수들보다도 더 새롭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호응을 얻었다. 대중의 공감을 얻은 조용필은 다시한번 가요계의 이슈로 떠올랐으며, 'K-POP'을 이끄는 어린 가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다.
봄을 조용필이 이끌었다면 겨울은 이적이 대미를 장식했다. 정규앨범 5집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은 투애니원, 다비치, 노을 등 쟁쟁한 후배들을 제치고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특히 이번에는 정인 등 다양한 가수들과 피처링을 이루며 이적 특유의 발라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는 평이다.
◇씨스타-지드래곤(왼쪽부터)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CJ E&M)
◇버스커버스커·씨스타·지드래곤.. 올해의 음원 강자
지난해 '벚꽃엔딩' 등 1집 수록곡 대부분이 큰 성공을 거둔 버스커버스커는 지난 9월 선보인 2집음반을 통해 다시한번 대중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다. '처음엔 사랑이란 게', '잘할 걸' 등 2집 앨범 수록곡이 고른 사랑을 받았다. 아울러 지난해 선 보인 '벚꽃엔딩'이 봄이 찾아오자 갑작스레 상위권에 순위를 올리는 등 시간을 거스르는 성과를 보였다.
소녀시대가 큰 활약이 없었던 올해, 걸그룹의 최강자 자리는 씨스타가 차지했다. '씨스타19'의 소유와 효린은 '있다 없으니까'를 통해 음원을 휩쓸었고, 각종 가요 순위 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이후 지난 6월 발표한 씨스타의 '기브 잇 투 미'(Give It To Me) 모두 높은 성적을 거뒀다. 또한 소유는 힙합 뮤지션 매드클라운의 '착해빠졌어'를 피처링 하며 또 한 번의 성공을 거뒀다.
지드래곤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정규 앨범 '쿠데타'를 발표한 그는 '니가 뭔데'와 '삐딱하게', '블랙'으로 이름값을 알렸다.
아울러 해외 반응도 좋았다. 앨범 발매 직후 태국과 홍콩, 대만 등 8개국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 '빌보드200'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센스 (사진제공=아메바컬쳐)
◇"'컨트롤 비트' 다운 받았다"..유래없는 래퍼들의 디스전
지난 8월 국내 힙합계는 래퍼들의 디스전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디스'란 '디스리스펙트'(Disrespect)의 약자로 힙합문화에서 상대를 랩으로 비판하는 것을 의미한다.
슈프림팀 전 멤버 이센스는 '유 캔트 컨트롤 미'(You Can't Control me)를 통해 전 소속사인 아메바컬쳐와 소속가수 다이나믹듀오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다이나믹듀오 개코는 '아이 캔 컨트롤 유'(I Can Control You)라는 곡으로 맞대응했다.
이에 앞서 래퍼 스윙스는 '황정민'이라는 곡을 통해 이센스와 함께 활동한 사이먼디를 디스했고, 이후 사이먼디는 '컨트롤'(Control)을 통해 맞받아쳤다. 이에 다시 스윙스가 '신세계'라는 곡으로 디스전은 더욱 커졌다.
이전부터도 디스문화는 있어왔지만, '노예계약'과 '배신', '대마초' 등이 언급되면서 음악과 실력을 떠난 폭로전과 인신공격이 주를 이루며 우려가 쏟아지기도 했다.
◇개코-박명수-프라이머리 (사진제공=MBC)
◇"장르의 유사성입니다".. 계속된 표절 논란
M.net '슈퍼스타K4' 우승자 출신 로이킴은 지난 7월 야심차게 내놓은 '봄봄봄'이 표절시비에 휘말렸다.
인디밴드 어쿠스틱레인의 '러브 이즈 캐논'(Love is Canon)과 앞부분이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공동작곡한 배영경 작곡가가 만든부분이었다. 소속사는 앞서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는 이유로 표절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지 않았다.
이에 이어 아이유도 '분홍신'으로 인기를 모으던 중 표절논란에 휩싸였다. 독일 그룹 넥타(Nekta)의 '히어스 어스'(Here's us)와 비슷하다는 점이 요지였다.
이에 대해 작곡가 김형석과 방시혁은 "음악 장르의 클리셰라는 개념"을 내세우며 "표절이라고 보기엔 무리"라고 설명했다. 스윙재즈라는 장르 자체가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작곡가 프라이머리는 MBC '무한도전-자유로가요제'에서 박명수와 함께 '아이 갓 씨'(I Got C)를 공개했고, 음원차트를 석권했다. 하지만 곧바로 네덜란드 가수 카로 에메랄드 '리퀴드 런치'(Liquid Lunch)와 비교되며, 표절논란에 휘말렸다.
리퀴드 런치의 원곡자 데이비드 슈얼러스와 프라이머리의 소속사 아메바 컬쳐는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는 듯 보였으나, 카로 측이 "프라이머리가 표절한 것이 맞다"고 트위터에 올리며 논란은 거세졌다.
이에 '무한도전'은 음원서비스를 중단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