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30일 러시아 철도의 광궤와 우리나라 철도의 표준궤도를 모두 달릴 수 있는 '궤간가변대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철도가 북한을 통과해 러시아로 운행할 경우 철도 궤도의 폭이 다르기 때문에 러시아 국경에서 환승이나 환적이 필요하다.
특히 열차 바퀴의 교환은 국경에서 시간 정체, 승객 불편, 환적을 위한 각종 인프라 비용과 인건비 등의 부담으로 인해 철도 운행과 국경 활성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철도연이 개발한 궤간가변 고속대차를 사용하면 우리나라에서 출발한 열차가 환승이나 환적, 또는 열차바퀴 교환 없이 바로 통과해 유럽까지 달릴 수 있다.
◇러시아철도 광궤(1520mm)와 한국철도 표준궤(1435mm)를 모두 달릴 수 있는 궤간가변 고속대차.(사진제공=철도연)
이번에 개발된 궤간가변 고속대차는 시속 200km대의 고속주행이 가능하며, 궤간의 차이가 발생한 지점에서 열차가 멈추지 않고 시속 10~30km의 속도로 운행할 수 있다. 또 위험 화물의 대량수송에도 적합해 향후 동북아 지역의 화물 운송에 많은 수요가 예상된다.
철도연의 궤간가변 고속대차는 남북철도 운행과 장거리, 혹한기 등 동북아지역의 운행 환경을 고려해 개발됐으며, 유럽에서 쓰이고 있는 궤간가변 대차와 비교해 고속화, 장거리 운행, 유지 보수, 추위를 견디는 내한성 부분에서 매우 우수하다.
유럽의 폴란드 제품(SUW 2000)과 비교해 보면, 궤간가변장치의 핵심부품인 잠금장치의 무게를 최대 40% 줄였고, 부품수는 절반으로 줄여 고속화와 장거리 운행, 유지 보수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또한 280km/h 동특성 시험에 성공했고, 동북아의 혹한기 운영에 대비한 영하 80℃의 극한 환경에서 부품피로 시험과 충격시험까지 통과했다.
철도연은 UIC(세계철도연명) 기준으로 500회 궤간변경 및 10만km 실제주행을 진행한 이후 실용화할 예정이며, 남북 및 동북아철도 연계 시 두만강~하산과 중국~러시아 국경역에서 시범운행을 하고, 양자 및 다자협력을 통해 유럽처럼 궤간가변 철도운송 체계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홍순만 철도연 원장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한 한·러 철도 연결의 첫 단추를 궤간가변 고속대차로 꿰었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국경에서 쾌적하고 원할한 철도 서비스 제공은 물론, 동북아 통합 철도물류체계 구축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