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배우 현빈이 캐스팅 문제로 갑작스럽게 구설수에 올랐다. 현빈이 드라마 <킬미, 힐미>에 출연 물망에 올랐다는 한 매체의 기사가 화근이 됐다.
현빈 소속사 오앤엔터테인먼트와 <킬미, 힐미> 제작사 팬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7일부터 현빈의 캐스팅 기사로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현재 드라마 캐스팅을 진행 중인 제작사는 '현빈 <킬미, 힐미> 출연 고사'라는 다수 매체의 기사 때문에 캐스팅에 차질을 빚었고, 소속사는 엄연히 출연제의를 받았음에도 "출연제의를 하지 않았다"는 제작사의 첫 번째 보도자료에 속이 상했다. 제작사가 1시간 만에 수정된 보도자료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9일까지 감정싸움은 지속됐다.
어찌보면 해프닝으로 쉽게 끝날 수 있는, 혹은 다른 배우들에게서도 수시로 발생하는 일이 크게 터진 것이다. 발단은 캐스팅 기사였다. 작품을 통해 서로 공생해야 되는 소속사와 제작사, 그리고 캐스팅 기사 이면의 속사정을 짚어봤다.
◇"캐런티 협상 골치 아파"
제작사나 소속사 입장에서 가장 난감한 기사가 캐스팅 기사라고 한다. "그 캐스팅 기사 좀 안 쓰면 안돼요?"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매니저나 제작사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
소속사보다도 더 스트레스를 받는 곳이 제작사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매니지먼트사와 협상이 끝이 나지 않았을 때 '캐스팅 기사'가 나오면 입지가 크게 좁아진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도장을 찍지 않은 상태에서 캐스팅 기사가 나오면 소속사와의 관계에서 할 말을 다 못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제작사 관계자 역시 "세부 조율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기사가 나와도 부담이다. 세부조율 상황에서 매니지먼트가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소속사 역시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거나 혹은 신인의 경우 합의되지 않은 시점에 캐스팅 기사가 뜨면 '신뢰'의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 제작사에서 캐스팅을 수정하는 경우도 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신인일 때는 특히 더 조심한다. 캐스팅 기사 때문에 캐스팅이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사' 뜨면 캐스팅이 힘들어집니다"
가장 큰 문제는 '출연 고사'라는 타이틀의 기사가 나왔을 때다. 이런 경우 제작사는 캐스팅 난항을 겪게 된다. 이미지를 중시하는 배우들은 다른 배우가 거절한 소식을 접하게 되면 캐스팅을 포기하기도 한다. 기사 한 줄이 캐스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는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를 해결할 만한 마땅한 답이 없다는 게 제작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시나리오를 여러 명에게 동시에 돌리면 이를 안 배우들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1순위 배우부터 먼저 돌렸을 때 그 배우가 거절을 하는 경우 금방 소문이 돌아 'OOO'이 거절한 시나리오라는 낙인이 찍히기 때문이다.
한 매니저는 "고사라는 캐스팅 기사를 접하면 괜히 의심하게 된다. '뭐가 문제여서 안 풀리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고 말했다. 한 배우는 "시나리오가 좋아도 고사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 여기저기 알아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제작사는 '출연 고사'라는 기사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이번 팬 엔터테인먼트처럼 다른 배우와 접촉 중인 상황에 캐스팅 기사가 뜨는 경우가 가장 속앓이를 하는 상황이다.
팬 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에 "'현빈, <킬미, 힐미> 출연 고사' 등과 같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담은 기사는 막바지에 이른 캐스팅 작업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므로, 제작사 입장에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남겼다.
그만큼 캐스팅은 소속사나 제작사에게 민감한 부분이다. 현빈 캐스팅의 논란은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현빈 소속사 관계자는 "더 이상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 좋은 일도 아닌데 계속 언급되는 게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말했고, 팬엔터테인먼트는 "현빈 같은 톱스타와 사이가 나빠져서 뭐 좋을 게 있나. 큰 일 아니니 조용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