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국내 증권사의 해외점포가 4년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문을 닫거나 인수·합병을 결정한 곳이 적지 않은 탓이다. 다만 대형 증권사에서는 새로운 지역에 신규 점포를 내는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15개 증권사가 13개국에 진출해 63개의 해외점포를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점포수는 ▲2013년 89곳에서 ▲2014년 80곳 ▲2015년 75곳 ▲2016년 68곳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이는 인수·합병으로 인해 점포수가 변동하거나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폐쇄 또는 통합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다수 증권사의 해외점포는 자기자본 규모가 100억원 이하로 영세해 다양한 업무수행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증권사 해외 법인은 48곳, 사무소는 15곳으로 직전년보다 각각 3개, 2개씩 줄어들었다.
현지법인 폐쇄를 결정한 5곳은 미래에셋대우(홍콩), KB증권(싱가포르 2곳), 유안타증권(중국), 리딩투자증권(일본)이었으며, 사무소를 폐쇄한 2곳은 유안타증권(베트남), 대신증권(중국)이었다.
해외점포 현황을 살펴보면 아시아가 50곳으로 전체의 79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25%·16곳) 및 홍콩(17%·11곳), 미국(13%·8곳), 베트남(11%·7곳), 인도네시아(10%·6곳), 싱가포르(5%·3곳), 일본(5%·3곳) 등이다.
김명철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인 영업실적 부진으로 증권사의 해외점포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며 "다만 영업실적에서 해외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위험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증자 및 현지법인 인수를 통해 영업규모를 확대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작년 미래에셋대우는 홍콩, 베트남, 뉴욕 등 3개 현지법인에 총 5930만달러(한화 약 632억원)를 증자하고, KB증권도 홍콩법인에 8000만달러(약 852억원) 증자했다. KB증권은 해외점포(베트남)를 추가했으며, 미래에셋대우도 신규로 인도에 점포를 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뉴욕법인에서 주식대차 및 환매조건부채권(RP) 중개업무를 개시했다. 중개·투자은행(IB) 업무를 확대하고 프라임브로커(PBS) 사업을 시작하는 등 수익원 다양화 노력을 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전체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4800만달러(약 511억원)로 직전년(당기순손실 450만달러·약 48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자기자본규모 확충을 통한 업무범위 확대 및 영업실적이 부진한 현지법인 청산에 따른 수익 증대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의 해외진출은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면서 가시적 성과를 보이진 못했지만, 그간의 노력이 가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해외진출을 통해 얻은 정보와 경험이 향후 전략에 반영되고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