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유통가 온라인 진출 이면에 고용 그늘이 짙다. 그동안 유통업계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업종으로 여겨졌지만 업태 변화로 일자리 불안요인이 제기된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새로운 고용 창출이 이뤄질 수 있지만 오프라인 출점 정지, 매장 축소 등이 이어지는 당면 현실이 커 보인다.
유통업종 고용지표는 이미 주춤하고 있다. 온라인이 커지며 오프라인 시장 파이가 줄었고 자체 온라인 비중도 키우면서 고용 효과가 큰 오프라인 확장이 멈춰서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신규 출점은 거의 정지되다시피 했다.
16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소매시장(자동차 제외) 내 온라인 침투율은 매년 상승세다. 지난해는 25.4%에 이르렀다. 올해도 3%포인트 가까운 성장이 예상된다. 그에 반해 고용지표는 내리막이다. 지난달 도소매업 고용 피보험자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3.1%였다. 2016년과 2017년 같은 달 각각 5.8%, 4.4% 등 매년 둔화되는 흐름이다.
일자리 창출 능력 저하도 두드러진다. 2015년 도매 및 상품중개업 신규 일자리 창출은 27만6000명이었는데 2016년에는 26만7000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소매업은 28만6000명 보합세였다. 도소매업 민간 회사법인으로 범위를 좁히면 21만5000명에서 19만명으로 줄어든 게 더 뚜렷이 보인다.
자체 온라인 사업 확장으로 대체일자리가 생길지는 회의적이다.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정보서비스업 신규 일자리 창출은 2016년 9000명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2015년 1만명에서 줄어들었다.
전자상거래는 오프라인에 비해 소비자가 최적 상품을 고르도록 탐색하는 비용을 줄여준다. 최적 상품을 최저 가격에 구입하도록 정보획득이 용이한 게 강점이다. 소비자는 전자상거래에서 보다 저렴한 제품을 찾는데 집중한다. 이는 기업간 가격경쟁이 촉진될 요소다. 인건비를 늘리기 어려운 구조다.
기존 전자상거래 업체의 시장 퇴출도 예상된다. 역시 일자리에 부정적 요인이다. 관련 업계는 전날 롯데쇼핑 온라인 3조 투자 발표에 긴장하고 있다. 시장 균형은 이미 깨졌다. 이마트는 1분기 온라인 부문 첫 흑자를 냈고 신세계는 2016년 4분기부터 흑자기조다. 반면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하면 대부분 적자다.
물론 다른 가능성도 존재한다. 롯데, 신세계,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은 온라인몰을 운영하며 기존 매장을 물류센터 거점으로 활용하거나 온·오프라인 융합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신규 출점이 재개되거나 물류센터가 늘어날 수 있다. 물류센터는 운송업과 창고업 등 새 일자리를 제공한다. 다만 신규 일자리 이동은 예측일 뿐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신세계 쇼핑몰.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