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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단축 성공 키워드는 '몰입'과 '휴식'
유한킴벌리의 '스마트워크'…한화는 승진 때마다 '안식월'
입력 : 2018-05-30 오후 5:06:16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임신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재택근무를 신청했다. 동료들과 소통이 적어지는 문제는 이메일과 사내 메신저, 화상회의 등으로 해결했다."
 
유한킴벌리 HR부문의 한 사원은 재택근무 제도를 활용해 임신 중 제일 힘든 시기인 초기와 후기를 무사히 잘 넘겼다. 회사가 지난 2011년 도입한 스마트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한킴벌리는 재택근무나 모바일근무가 가능하도록 전자결재 시스템, 모바일 회의 시스템 등을 구축했다. 경기도 죽전과 군포, 부산 등 전국 6개 지역에 스마트워크 센터도 설치했다. 센터는 직원이 자신의 원래 근무지가 아닌 주거지와 가까운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는 원격 사무실이다. 본사 사무환경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본인의 업무에 따라 자율적으로 업무공간과 좌석을 선택하는 변동좌석제를 시행 중이며,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집중업무공간도 마련했다.
 
유한킴벌리는 본사와 스마트워크센터 사무실을 변동좌석제로 운영 중이다. 직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자리에 앉아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다. 사진/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의 스마트워크 실험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시스템 도입 후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는 14%가량 증가했고, 사내 소통지수도 30% 정도 향상됐다. 고용노동부는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으로 유한킴벌리를 선정했다. 유한킴벌리는 앞으로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한 유연한 공간 개념의 새로운 스마트워크 도입을 준비 중이다.
 
근로시간 단축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스마트워크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도 확산 중이다. 근로시간 단축의 핵심은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발상이 출발이다. 의약품 제조업체 한국에자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을 지원해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영업직 직원의 업무 만족도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우아한형제들은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한 웨어러블 근무와 보고체계를 운용 중이다. 감기 등 전염성 질환을 앓고 있는 구성원은 자유롭게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전 구성원이 스스로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효율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워크가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라면,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보장해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한화다. 한화는 지난 2016년 10월 과장, 차장, 부장 승진시 1개월의 안식월을 부여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김승연 회장은 "직원들에게 제대로 재충전 할 기회를 주자"며 제도 활성화를 적극 독려했다. 시행 초기 "윗사람 눈치 보여 정말 쉴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많았지만 1년도 되지 않아 자연스러운 권리로 자리잡았다. 이외에 CJ오쇼핑, 현대백화점, GS칼텍스 등 다수의 기업들이 근속 5년마다 최대 2주의 휴가를 부여해 개인 휴가와 연계시켜 사용할 수 있는 '장기근속 휴가' 제도를 운영 중이다.
 
임직원 재교육 역할을 했던 연수원을 재충전의 장소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봄부터 경상북도 영덕군 칠보산 자락에 '삼성전자 영덕연수원'을 열고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전 계열사 직원이 3박4일 일정으로 이용 가능하다. 입소할 때는 휴대폰을 반납해 외부와의 연결을 끊고 힐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경북 문경에 'LG디스플레이 힐링센터'를 개관했다. 문경에 위치한 폐교를 명상실, 다도실 등 건강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이 센터에서는 임직원의 심신을 강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스마트워크 디렉터 최두옥 베타랩 대표는 "근로시간 단축의 불만 중에는 일을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있다"며 "확실하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세대의 등장으로 다양한 형태의 업무는 필수가 됐고, 사무실은 단순히 일을 하는 공간을 넘어 일이 가장 잘 되는 장소로 변모했다는 것. 그는 또 "몰입과 휴식은 지향하는 바가 같다"며 "충분히 쉬어야 몰입도 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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