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매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연비다. 혼다코리아가 지난 5월10일 출시한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대충 타도 연비가 잘 나오는 차다. 공인 복합연비(18.9km/L)보다 실제 주행연비가 높다. 지난 3일 이천 마이다스 리조트부터 춘천 카페보나타까지 119.6km 욍복 주행을 통해 이같은 성능을 확인했다.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EX-L'과 '투어링'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했다. 차량 가격(VAT 포함)은 각각 4240만원, 4540만원이다. 차이는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인 '혼다 센싱' 탑재 여부다. 시승은 '투어링' 트림으로 진행했다.
10세대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사진/황세준 기자
시승 코스는 국도 구간으로 언덕, 커브, 신호등이 많은 곳이다. 게다가 전날 비도 많이 왔다.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는 상황이 자주 벌어져 연비가 적게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주행을 모두 마치고 난 후 계기판에 나타난 연비는 21.2km/L였다.
출발 직후 연비는 2.4km/L에 불과했다. 하지만 곧 5km/L대로 오르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13km/L까지 상승했다. 반환점까지는 스포츠 모드를 섞어 급가속을 자주 했는데도 17.2km/L를 기록했다. 반환점 이후에는 도로 사정에 맞춰 60~100km/h로 정속 주행을 했는데 순간 연비가 21.8km까지 치솟았다.
이 차량은 '노멀', '스포츠', '에코', 'EV(배터리만 사용)' 등 4가지 주행모드를 탑재했다. 센터 콘솔의 버튼을 눌러 선택할 수 있다. 모드에 맞춰 차량의 댐퍼, 스티어링, 변속 등이 자동으로 조절된다.
에코 또는 EV 모드를 선택하면 가속력을 다소 포기하는 대신 연비를 끌어올릴 수 있다. 단, EV 모드 시 배터리 에너지를 모두 소모하면 자동으로 엔진을 구동한다. 배터리만으로는 약 1km 거리를 60km/h 속도로 달릴 수 있었다. 회사 측은 "배터리 주행 거리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시승 후 계기판에 나타난 연비. 사진/황세준 기자
브레이크를 자주 밟을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급 커브 구간과 과속 방지턱 부근을 제외하고는 가속 페달을 밟았다 뗐다 하는 것만으로 주행이 가능했다.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시스템, 저속 추종 시스템,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 차선 이탈 경감 시스템 등 '혼다 센싱' 기능 덕분이다.
앞 차와의 거리가 계기판에 설정한 값만큼 자동으로 유지되는 것은 물론, 완만한 곡선에서는 30초 정도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알아서 길을 찾아갔다. 기자는 곡선 구간에서 바깥쪽으로 붙어서 주행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차선 유지 기능을 활성화하니 스티어링 휠에 저항이 느껴졌다. 조금만 벗어나도 곧바로 차선 중앙에 맞춰준다. 단, 15초 정도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계기판에 경고 메시지가 뜨고 급 커브에서는 차선 유지 기능이 자동으로 꺼진다.
10세대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탈 때 한가지 주의할 점은 전고(타이어가 지면에 닿는 부분부터 차체 바닥까지의 높이)가 1450mm로 낮다는 것이다. 시승 구간 곳곳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무조건 바닥이 긁혔다. 저중심 설계를 적용해 전 세대 모델모다 전고를 낮췄다고 한다.
전체적인 외관은 공기 저항을 줄이는 '에어로 다이나믹' 디자인을 채용했다. 트렁크 넓이도 일반 내연기관 승용차 수준으로 확보했다. 전 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배터리가 뒷좌석 등받이 쪽에 위치해 트렁크 공간이 줄어들었지만 10세대 모델은 뒷좌석 밑으로 배치했다.
권영기 혼다코리아 상품기획팀 과장은 "10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모터 시스템도 이전보다 컴팩트하게 만들었다"며 "성능 면에서도 배기량 2000cc로 경쟁사 동급 차종보다 500cc 적은데도 시스템 출력이 3~4마력 더 나오고 공인 연비도 높다"고 설명했다.
10세대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사진/황세준 기자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