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현대중공업을 전격 방문했다.
16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0일 울산조선소를 방문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신현대 부사장, 정기선 부사장 등을 만나 양 그룹간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오른쪽 다섯번째),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오른쪽 여섯번째),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오른쪽 네번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오른쪽 세번째). 사진/현대중공업
권 부회장은 "국가 기간산업을 책임지는 기업으로서 오랫동안 협력해 온 양 사가 앞으로도 비즈니스적 관계를 넘어 서로의 성장을 돕는 파트너십을 이어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에 "적극적인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답했다.
앞서 포스코는 권오준 전 회장 재임 시절이던 지난해 6월 보유 중이던 현대중공업 지분 전량(1.94%, 110만1247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해 처분했다. 지난 2007년 4월 '상호지분보유협정'을 체결한지 10년만이었다.
상호지분보유협정은 포스코산 철강재(후판)를 현대중공업에 안정으로 공급하는 것을 담보한다는 의미였다.후판은 배를 건조할 때 사용하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한다. 조선용 제품의 경우 일반 후판보다 더 정밀한 가공기술이 필요하다. 2007년 당시에는 포스코가 국내 유일한 조선용 후판 공급사였다.
그러나 범현대가인 현대제철이 2010년 4월 1고로를 준공하고 2011년부터 차세대 조선용 후판인 온라인 정밀제어 열가공 처리(TMCP) 후판을 현대중공업에 공급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2009년 4.6%에 달했던 포스코의 현대중공업그룹 매출비중은 지난해 2.1%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5년부터 포스코 주식을 잇따라 처분했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 올해 조선용 후판가격 인상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 회장이 현대중공업을 전격 방문해 오너 3세(정기선)를 비롯한 고위 경영진을 만나면서 양 사간 구축할 새로운 협력 관계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달 3일경 발표할 취임 100일 개혁 과제를 준비 중인 최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함께'(With POSCO)를 내세웠다. 취임 전부터는 고객사, 주주, 임직원, 지역주민 등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했다. 포스코 측은 고객사 예방 차원이라며 말을 아꼈다. 현대중공업 측도 신임 회장으로서 인사차원이라고 전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