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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출자', 4대그룹 중 현대차만 남았다
삼성·롯데 등 잇따라 해소…현대차, 지배구조 맞물려 난항
입력 : 2018-10-16 오후 4:51:57
[뉴스토마토 황세준·양지윤·김진양 기자] 문재인정부 들어 재벌들이 순환출자 해소에 적극적이다. 4대그룹 중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에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만 남았다. LG와 SK는 일찍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재계 1위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 작업은 지난 4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4월10일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전량인 404만주2758주(2.11%) 매각이 신호탄이었다. 5821억원 규모로, 당일 장 종료 후 종가를 기준으로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삼성물산이 자사주 형태로 지분을 사들이거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해당 지분을 직접 매입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을 깨는 정공법이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가 경영권을 행사하기에 충분한 지분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하는 묘수였다. 당시 삼성SDI는 "순환출자 해소와 투자 재원 확보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전체 7개의 순환출자 고리 중 3개를 끊어낸 삼성은 약 5개월 후인 지난달 20일 남은 4개의 고리도 모두 해소했다. 이날 삼성전기와 삼성화재는 각각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 500만주(2.61%)와 261만7297주(1.37%)를 매각키로 했다. 앞선 삼성SDI 때와 마찬가지로 장 마감 후 블록딜 방식으로 1조원 상당의 지분을 처리했다.
 
롯데는 올해 1월2일 롯데지주가 롯데상사, 대홍기획 등 6개 비상장 계열사를 흡수합병해 남아있던 11개 순환출자 고리를 없앴다. 이달 5일 석방된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가 롯데케미칼, 롯데장학재단 등으로부터 롯데지주, 롯데알미늄 등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신규 순환출자도 해소했다. 공정거래법은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있는데, 롯데지주가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주식 796만5201주(지분율 23.24%)를 2조2274억원에 양수하면서 신규 순환출자(롯데케미칼→롯데알미늄→롯데지주→롯데케미칼)가 발생했다.
 
이에 비해 현대차는 여전히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를 연결하는 4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존재한다. 가장 복잡한 고리는 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모비스다. 모비스→현대차→글로비스→모비스, 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모비스로 이어지는 고리도 있다. 앞서 현대차는 현대모비스를 분할,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대로 철회했다.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은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연결돼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의 총수일가 지분율을 상장·비상장사 모두 20%로 일원화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이 23.29%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가 다시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현대차는 앞서 정몽구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을 29.99%로 맞춰 30% 제한을 아슬하게 피했다. 때문에 현대차로서는 순환출자 및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난제를 동시에 풀기 위해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을 줄이면서 지배사 격인 현대모비스 지분율을 늘리는 방식의 대응책이 필요하다. 규제 리스크 해소에 초점을 둔 시나리오는 모비스를 인적분할한 후 기아차의 존속 모비스 지분과 대주주(정 부회장)의 글로비스 지분을 스왑하는 것이다. 기아차가 모비스 지분을 소유하지 않게 되면서 현대차→기아차→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 하나가 자동으로 끊어진다.
 
황세준·양지윤·김진양 기자 hsj1212@etomato.com
황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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