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정부가 17일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는 막혀있던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창업지원, 소비·관광활성화, 수출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 재정과 금융, 제도개선 등의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 한다.
2019년 정책방향.자료/기획재정부
정부가 이러한 계획을 마련한 배경에는 올해 분배가 지속 악화되고 저성장이 고착되는 상황에서 경제 패러다임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우리 경제는 가계소득은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사회안전망도 부족한 요인 등으로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고, 주력산업 경쟁력 악화와 혁신 지체 등으로 성장잠재력도 지속 저하되는 추세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 구현을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정부는 특히 상반기에만 예산 61%를 투입하고, 최근 악화한 고용을 고려해 일자리 예산을 중심으로 70%를 조기 배정키로 했다.
먼저 기업투자 할성화에 약 30조원을 투입한다. 살펴보면 행정절차의 신속한 처리와 이해관계 조정 등을 통해 막혀있는 대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의 조기 착공을 추진하는 데 6조원 이상을 쓰기로 했다. 반도체 특화클러에 1조6000억원과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선립에 3조7000억원, 자동차 주행시험로 설치에 2000억원, 서울 창동 케이팝(K-Pop) 공연장 설치에 5000억원 등이다.
민간투자사업 대상 확대 등 제도를 개편하고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해 총 6조4000억원 이상의 프로젝트를 조속 추진하는 내용도 담겼다. 모든 공공시설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대상을 기존 열거방식에서 포괄주의 방식으로 전환해,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민자사업 추진이 가능해지는 완충저류시설, 공공폐수관로 설치사업 등을 추진한다. 적격성 조사 등을 통과한 항만개발과 도심지 하수처리장 현대화, 대도시권 교통사업 등에는 4조9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투자촉진을 위한 16조원 규모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기업의 사업재편과 환경·안전투자 등 지원 강화 방안도 마련했다. ICT관련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는 1조2000억원 규모의 ICT펀드도 신설한다. 산업구조 고도화 지원 프로그램에 10조원, 환경·안전투자 지원 프로그램에 5조원을 가동하는 안도 담겼다. 투자촉진 방안에는 군산시와 거제·통영시 등 위기지역 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도 확대하는 등 세제지원 강화 방침도 포함됐다. 중소기업은 기존 3%에서 10%로, 중견기업은 1~2%에서 5%로 확대한다.
또 최근 수출 경쟁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우려에 따라 총 6조원 규모의 '글로벌 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중위험, 고위험, 초고위험 등 사업 위험도에 따라 펀드와 정책자금 등을 통한 맞춤형 지원체계가 구축된다. 글로벌 플랜트·건설·스마트시디 펀드 신설은 중위험 사업으로 3조원, 정책금융은 고위험으로 2조원, 수은 특별계정은 초고위험으로 1조원 등을 지원한다. 수출기업에 대한 수은·무보 수출금융 지원도 올 205조원에서 217조원으로 12조원 늘린다. 수출기업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간접수출기업까지 지원을 확대한 조치다.수출 다변화를 위해 신남방·신북방 시장 진출시 기업 M&A, 생산기지·유통망 구축 등에 1조원을 지원하는 안도 내놨다. 산업구조 고도화 프로그램(10조원)을 활용하며, 필요시 5조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소비·관광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담겼다. 시행중인 승용차 구입시 개별소비세 인하(5%→3.5%)는 6개월 연장해 내년 6월말까지 혜택을 주기로 했다. 유류세 인하 연장 방안과 서민들이 사용하는 등유 인하 방안 등은 담기지 않았다. 노후 경유차의 조기 폐차 지원은 올해 11만6000여대에서 15만대로 확대하고 폐차 후 신차 구입시 100만원 한도 내에서 개소세 70%를 감면키로 했다. 온누리상품권을 제로페이와 연동해 공무원복지비 지급비율을 현행 30%에서 40%로 확대하는 등 발행규모도 기존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이상으로 지속 확대한다.
최근 전세계 케이팝 열풍을 감안해 K-Pop 페스티벌을 상·하반기 연 2회 개최한다. 기존의 드림콘서트와 아시아송 페스티벌 등을 활용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고, 국내 세일행상 등과 연계해 패키지로 추진할 계획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와 항공-관광 연계상품, 비자제도 개선 등 연계를 지원하고 케이팝 전용 공연장을 건설한다. 대규모 국제회의와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시너지 효과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러한 계획을 차질없이 조기 추진하기 위해 상반기에만 내년 예산 중 61%를 조기 집행한다. 일자리 예산을 중심으로는 상반기에 70%를 조기 배정하고, 회계연도 개시전 배정도 올 4조1000억원에서 8조원으로 대폭 확대키로 했다. 월별 집행계획을 연말까지 수립해 각종 인허가·사업공모 등 사전절차를 마무리해 내년 1월부터 집행을 개시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 전반적 경제여건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면서 “내년 예산 중 역대 최고 수준인 61%를 상반기에 조기 투입하는 이유는 정책을 속도내서 체감 내도록 하겠다는 계획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