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오로라(039830)월드는 지난 1981년 설립된 글로벌 캐릭터·완구 개발기업이다. 단순 완구에서 시작해 캐릭터 '유후와 친구들'을 개발, 미국과 유럽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며 글로벌 캐릭터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로 인도네시아와 중국의 생산법인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과 영국, 홍콩의 판매법인과 주요 유통망을 통해 해외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2019년 초부터는 넷플릭스를 통해 유후와 친구들의 3D 버전을 선보인다. 전 세계 20개 언어로 방영될 예정으로, 오로라월드는 이를 통해 제2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오로라월드 본사를 찾아 오로라월드의 현황과 내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오로라월드의 '유후와 친구들'은 미국과 유럽시장서 인기가 많다. 사진/오로라월드
1981년에 설립된 오로라월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캐릭터 기업이다. 대표 캐릭터인 유후와 친구들은 2007년에 개발돼 올해로 11주년을 맞았다.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7000만개 이상 판매됐다. 2009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KBS에서 방영된 후 현재까지 70여개국에서 방송됐다. 유후와 친구들은 갈라고원숭이, 사막여우, 붉은다람쥐 등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동물들을 캐릭터화했다. 애니메이션은 '유후', '패미', '루디' 등의 캐릭터들이 세계를 여행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뤘다. 2015년에는 유럽 40여개국 6000개의 맥도날드에서 유후와 친구들 인형을 제공하는 '해피밀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캐릭터완구사업은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성격이 강하다. 오로라월드는 유후와 친구들 캐릭터를 기반으로 애니메이션을 방영하며 캐릭터 완구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주로 인도네시아와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미국과 영국, 홍콩 등의 판매법인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발생할 정도로 글로벌시장에 특화됐다(올해 3분기 기준). 해외시장에서는 미국(59%) 비중이 가장 크고, 영국(10.4%), 홍콩(9.5%)에서도 많이 팔린다. 회사에 따르면 미국 내 시장점유율은 약 5%로 추정된다. 유럽과 북미시장이 주요 목표지만 신규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동구유럽과 중국 및 아시아가 신소비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노명호 오로라월드 전략기획실장(상무)는 "최근 동구 유럽국가들의 바이어들이 오로라월드의 상품과 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보여,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초 오로라월드 본사에서 미국,영국,홍콩 각 판매법인 대표 담당자들이 모여 PD미팅을 진행했다. 1년에 네 번 열리는 PD미팅은 다음해의 상품 콘셉트와 제품 디자인 등에 대해 전 세계 판매법인 대표가 모여 논의하는 자리다.사진/오로라월드
경쟁력은 단연 콘텐츠 제작능력이다. 본사 인력의 40%를 차지하는 디자인연구소에서 캐릭터 개발과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 노 상무는 "본사의 디자인연구소와 현지 마켓리서치 센터의 연계운영을 통해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로라월드는 매분기마다 글로벌 PD미팅을 진행하며 다음해의 상품 콘셉트와 제품 디자인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는 미국과 영국, 홍콩의 각 판매법인 대표 담당자들이 모여 각 지역별 시장별 특성을 반영한 제품을 디자인하고 기획한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오로라월드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매출액은 각각 1223억원, 1434억원, 1436억원이다. 올해 3분기까지 1029억원의 매출과 1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캐릭터완구와 기획부터 생산, 마케팅까지 수직계열화된 구조를 통해 매년 10%가량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매출이 높은 상황이지만 직영 판매점인 ‘토이플러스' 10호점을 론칭하며 국내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CJ ENM과 공동제작한 '신비아파트'가 큰 인기를 얻으며 관련 콘텐츠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2019년에는 세계적인 미디어 플랫폼인 넷플릭스에 유후와 친구들의 3D버전이 방영돼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키즈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형태의 ' YOOHOO TO THE RESCUE(가제)' 라는 제목으로 20개 언어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방영된다. 이미 유후와 친구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이름을 알린 상황이지만 영향력이 막강한 넷플릭스의 플랫폼을 통해 캐릭터가 더 유명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 상무는 "예전에는 콘텐츠 공급 통로가 지상파, 공중파 등에 치우쳤다면, 현재는 유투브와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이 각광받고 있다"면서 "성공적인 론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통해 콘텐츠 노출 시장이 크게 확대되면서 캐릭터 홍보가 완구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로라월드는 지난 5월 '월드클래스300'에 선정되며 '스마트토이' 개발에 착수했다. 스마트토이란 정통완구에 IoT(사물인터넷)같은 ICT 기술이 접목된 장난감을 일컫는다. 센싱기능 등을 탑재해 사용자와 완구간 쌍방 교감을 목적으로 한다. 월드클래스300은 매출 400억원에서 1조원까지의 중소·중견기업 가운데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매출증가율이 15% 이상이거나 최근 3년 동안 연구개발(R&D) 투자비가 연매출의 2% 이상인 기업을 선정해 정부가 R&D 비용의 절반 이내에서 연 최대 15억원을 3~5년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완구업체 패러다임이 단순한 작동완구에서 스마트토이로 변화하고 있다"며 "완구와 사용자간의 교감을 이루어낼 수 있는 스마트토이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2020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상무는 마지막으로 "넷플릭스의 유후와 친구들의 콘텐츠 공급, 방영으로 회사가 또 한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국본사와 미국, 영국, 홍콩 판매법인, 중국과 인도네시아 생산법인과 더불어 전 세계 파트너들과 함께 세계적인 캐릭터 콘텐츠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