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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J노믹스 명암-소득주도성장②)촘촘한 사회안전망 확충…'포용국가'로 가는 기틀 마련
'문재인케어' 호평에도 일부 정책 미스매치…전문가들 "재정으로만 메우다간 부작용 유발"
입력 : 2018-12-2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소득주도성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사회안전망 확충이다. 올해 정부는 소득 양극화와 단순한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넘어 소외된 사람없이 국가의 혜택을 골고루 받는 구조로 변화를 시작했다는 점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다만 하반기 경기 둔화 시그널이 감지되면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복지정책을 계획대로 확대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우려가 나온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부는 올 한 해 동안 사람중심 경제 패러다임 전환에 착수해 초석을 마련했다고 27일 밝혔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추구하는 '포용국가' 기틀을 다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저출산과 청년실업, 양극화 등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사회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필수 생계비 부담 줄이기, 실업안전망 강화, 기초생활보장제도 등의 강화를 위한 정책을 펼쳤고, 동시에 보편적 복지인 아동수당 100% 지급을 이끌어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 1년 반 동안 사람중심 경제 패러다임 착근에 초점을 두고 경제운용을 해왔다"면서 "다만 체감과 효과 측면에서 미흡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일관되고 예측가능한 정책 추진으로 정책 효과를 지속하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라며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의 주요 정책을 보면 ▲기초연금 21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 ▲내년부터 소득하위 20%가구에 기초연금 30만원 인상 ▲내년부터 단독·다가구 주택 등을 보유한 60세 이상의 경우 전세를 주고 있더라도 주택연금 가입 허용 ▲아동수당 10만원 지급 등의 소득 지원 대책을 주로 마련했다. 정부가 내년부터 시행하는 저출산대책인 1세 미만 아동 및 임산부 의료비 부담 경감과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지원 대상 확대, 12세 이하 충치치료 건강보험 적용 등도 사실상 소득을 지원하는 대책으로 꼽힌다.

사회에서 소외됐던 사각지대 해소에도 집중했다. 내년부터 시행하는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 확대와 자활참여 생계급여 수급자에 자활장려금 지급,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자립지원 강화 방안 등은 예산문제로 적극 추진이 되지 않았던 영역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두부·경부 MRI 검사 건강보험 적용, 하복부(직장, 항문)·비뇨기(신장, 방광) 초음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 등을 통해 국민 보건 향상 정책도 내놨다.

또 생계급여 수급자에 대해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의무자 가구에 소득 하위 70% 중증장애인 또는 노인을 포함할 시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지원하는 안을 마련했다. 실직 등 위시가유 발생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저소득층까지 긴급복지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한부모 아동양욱비 지원 확대 등의 복지 정책을 추진했다. 다만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책은 내년부터 시행한다. 올해는 방향을 잡는 데 집중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정책 효과는 내년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문재인케어로 불리는 복지 확대 정책은 국민 대다수에게 혜택이 돌아가면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시행 즉시 효과가 곧바로 드러나는 것들이어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사회안전망으로 넓혀 보면 일부 정책은 예상 효과와 실제 효과가 다른 미스매치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달 통계청 등이 발표한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분배지표는 정부 정책 효과에도 불구 개선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소득 분배지표인 지니계수인 지난해 기준 0.355로 전년과 동일했지만, 정부 재분배 효과를 제거한 '시장소득'기준으로는 2016년 0.402에서 지난해 0.406으로 나빠졌다. 자산을 둘러싼 대표적인 분배지표인 '순자산 지니계수'는 2011년 3월 말 0.619에서 지난해 3월 말까지 0.584로 줄곧 감소하다 올 3월 말 0.588로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니계수는 경제적 불평등을 가늠하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정도가 심하다는 의미다.

재분배 효과를 고려하면 앞으로도 확장적 재정 투입이 절실한데, 내년 경기 둔화가 예상돼 현 정책 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문제다. 이로 인해 중산층 이하 가구에서 세부담이 늘어 소득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에 대한 방향성은 공감하지만, 효과 측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무엇보다 정부가 내건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등 정책방향 3축이 조화롭게 작동하지 못하면서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포용국가를 위해 소득 및 복지 강화 정책을 편 것은 양극화와 복지 사각지대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면서도 "문제는 지금 경제 상황이 최근 가장 최악이었다는 2016년보다도 소득 관련 지표가 나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은 사람의 몸통, 공정경제는 왼발, 혁신성장은 오른발에 비유하는데, 혁신성장에서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되레 중산층과 서민에 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혁신성장의 성과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또 질좋은 일자리로 이동하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내년 경제정책방향에도 이를 보완할 만한 근본적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그는 "결국 근본적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내년에도 재정 투입을 강화할 텐데,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저항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혁신성장이 잘안되는 근본적 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취약계층에 소득을 지원하고 복지를 강화하는 현 정부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있다"면서 "다만 본질적인 대책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재정으로만 메우려다보니, 각종 지표에서 보듯 되레 정책 수혜자인 취약계층들이 피해를 받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성 교수는 "우리가 보호하려던 계층들이 타격을 받는 현실을 고려하면 지금이라도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이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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