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대형 항공사들이 독점하던 하늘길이 점차 열리고 있다. 국내서 대한항공이 20년간 독점했던 몽골 노선도 마침내 깨졌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공격적인 행보로 노선확보를 위한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말부터는 대한항공 외에 아시아나항공과 LCC 중 한 곳이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운항에 추가로 투입된다. 20년만에 대한항공의 단독노선이 깨지게 되는 것이다.
LCC들은 이번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에 대한 운수권 확보를 위해 최근 2년간 잇달아 몽골행 부정기편을 띄웠다. 국토교통부가 추가 운수권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부정기편 취항 실적은 평가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국내 6개 LCC들은 대형기까지 투입하면서 노선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7년 9월 30번째 항공기를 도입했다. 사진/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운항 중단으로 2016년부터 대한항공이 독점했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는 현재 LCC들의 격전지가 됐다. 현재 대한항공을 포함해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 다섯곳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독점 노선이었던 괌, 사이판, 삿포로 등도 현재는 LCC 위주의 운항으로 변모했다.
현재 남아있는 단독노선은 대한항공의 경우 일본 4곳, 동남아시아 3곳, 미국 2곳, 대양주 3곳, 유럽 6곳 등 18곳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한 곳, 중국 8곳, 카자흐스탄 1곳, 이탈리아 1곳, 러시아 2곳 등 13곳의 단독노선을 확보하고 있다.
단독노선의 벽은 더 얇아질 것으로 보인다. 독점노선에 대한 국토부의 감시가 더 엄격해진 탓이다. 지난해 말 국토부는 1개 항공사의 독점노선을 주기적으로 평가해, 미흡 시 운수권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유사거리의 다른 노선에 비해 운임이 지나치게 높거나, 성수기만 운항하는 행태 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중국과 러시아 등 자국의 항공산업 보호 등의 명목으로 복수항공사 취항을 제한하는 경우도 남아있다. 몽골 역시 이전까지 복수항공에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했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중국 54개, 러시아 5개 노선은 아직 단독노선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국은 운수권이 주 9회 이하로 설정된 경우 양국 각 1개 항공사만 운항이 가능하다"며 "독점노선 평가를 위해 항공사업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구체적인 평가 기준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