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인도네시아 증시가 사상최고가에 근접하면서 인도네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도 치솟았다.
29일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에 따르면, 자카르타종합지수(JCI)는 전날 6458.71에 마감했다. 현재 JCI는 사상최고가였던 지난해 2월 6693포인트에 다가선 상황이다.
관련 펀드 수익률도 크게 뛰었다. 한국펀드평가(펀드스퀘어) 집계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인 '한국투자KINDEX 인도네시아MSCI증권 ETF' 수익률은 최근 3개월새 23.0%(1월28일 기준가) 급등했다. 이 ETF는 인도네시아 주식시장 대표 종목으로 구성된 MSCI 인도네시아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MSCI 인도네시아 지수는 인도네시아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약 70%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들로 구성된다.
같은 기간 'NH-AmundiAllset인도네시아포커스 C클래스' 펀드(13.7%)와 '키움인도네시아단기채목표전환형 A 클래스' 펀드(6.4%) 역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인도네시아 펀드의 이 같은 수익률은 최근 3개월 중국주식형(+4.0%), 미국주식형(-1.3%), 일본주식형(-3.4%), 국내주식형(+7.7%) 펀드 등과 비교해 상당히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증시가 사상최고 기록 경신을 앞둔 것은 긍정적인 매크로(경제지표) 변수들이 주식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인도네시아 증시를 짓눌렀던 국제유가나 환율 등에 우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통상 인도네시아는 원유 수입 규모가 크기 때문에 유가의 급격한 상승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인도네시아 증시 또한 유가 상승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세안(ASEAN) 지역들은 대부분 원유 순수입국가다. 원유가격 상승은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지며, 특히 인도네시아는 유류보조금 지급액이 늘어나는 부담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유가는 최근 들어 반등하고 있지만, 지난해엔 줄곧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근 3개월 유가변동률을 보면,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21.9%, 브렌트유(Brent)는 19.8%, 두바이유(Dubai Crude)는 18.1%씩 각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3분기(7~9월)까지 유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루피화가 안정적 흐름을 보인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 의지를 나타냈고, 일관된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오는 4월 인도네시아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데, 조코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조코위노믹스'(조코위 경제정책)가 연장돼 정책이 일관성 있게 유지될 수 있다. 아울러 선거기간 중 비영리기관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의 민간소비도 일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0월말 이후 인도네시아 증시에서 12억3000만달러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김형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주가지수의 반등 속도가 빨랐던 걸 감안하면 잠시 숨고르기할 수도 있지만,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일시적인 불확실성이 확대된다 하더라도 정책 기대감을 감안할 때 인도네시아 주식 비중은 확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